IT 시민단체 오픈넷은 20일 더불어민주당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강행처리 중단을 촉구했다.
오픈넷은 “민주당이 언론의 자유를 크게 위축시킬 수 있는 독소조항들로 가득한 법안을 밀어붙였다”며 “언론, 표현 행위는 위법성 여부나 손해와의 인과관계 등을 명확히 판단하기 어려운 분야로서 함부로 징벌적 손해배상의 대상으로 규정할 것이 아니며 무엇보다 법안은 민사법의 대원칙을 거슬러 언론사의 고의나 중과실을 ‘추정’하도록 함으로써 언론사의 법적 지위를 불리하게 만들어놨다. 이렇게 합리적 이유없이 민사소송상 당사자 일방의 지위를 불리하게 만드는 규정은 명백히 위헌이다”고 지적했다.
오픈넷은 “결과적으로 이 법안은 언론 소송에서 언론사가 불리한 지위에 있음을 천명함으로써 언론사에 대한 소송 제기를 더욱 활성화시켜 전반적인 언론의 자유가 크게 위협받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공인과 기업 등이 자신들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위축시키기 위해 언론을 상대로 소송을 남발하는 이른바 ‘전략적 봉쇄소송’도 더욱 부추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픈넷은 "‘징벌’의 칼날은 누구나 휘두를 수 있고, 누구의 목에나 겨눠질 수 있다"며 “그리고 이 징벌의 칼을 들이대는 것은 주로 언론의 주요한 감시, 비판의 대상인 정치적, 경제적 권력자들이어서 언론이 부담해야 할 위험이 커지면 위험을 무릅쓰는 언론 활동도 줄어들고 언론의 사회 감시, 비판, 견제 기능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이는 곧 사회 전체의 손해로 돌아온다”며 “언론의 자유 뿐만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하는 국민의 알 권리, 사회가 진실을 발견할 기회, 세상을 진보시킬 기회도 희생되는 것”이라고 했다.
오픈넷은 “민주당이 대한민국의 언론,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퇴보시키는 역사의 죄인으로 남고 싶지 않다면 지금이라도 본 법안에 대한 강행 추진을 중단하고 국회 내 언론개혁 특위 구성, 국민공청회 등 사회적 숙의 절차를 밟으며 법안을 전면 재검토하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당은 전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 보도에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언론중재법을 단독으로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가짜뉴스’에 대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언론사에 청구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민주당은 25일 본회의에서 개정안 통과를 밀어붙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