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 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백화점과 비슷한 대형 오프라인 매장을 미국에서 개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업계는 그간 무인 매장 아마존고 등을 통해 오프라인 유통 분야의 혁신을 촉진시킨 동시에 ‘유통 공룡’으로서 과도한 확장 우려도 키우고 있는 아마존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아마존이 캘리포니아주와 오하이오주에서 첫 백화점형 매장을 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장은 의류, 가정용품, 전자 제품 등 다양한 품목을 판매할 예정이다. 매장 규모는 3만 평방피트(약 2,787㎡)로 미국의 전통적인 일반 백화점 크기에 비해 3분의 1 수준이다. 아마존의 자체 브랜드 상품이 주로 진열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최상급 소비자 브랜드들의 입점 가능성도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브랜드가 들어올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아마존은 백화점형 매장을 통해 그간의 오프라인 행보를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아마존은 지난 2016년 시애틀 본사에 세계 최초의 무인 매장 아마존고를 개설하며 오프라인 실험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2017년에는 미국 내 최대 유기농 식품 체인점 홀푸드를 인수하며 오프라인 유통 공룡인 월마트를 긴장시켰다.
아마존은 현재 미국에 알렉사 스피커 등 전자 제품과 주방 제품을 판매하는 소규모 오프라인 매장 ‘아마존 4스타’를 20여 개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프라인 약국 매장을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WSJ는 “오프라인 매장은 아마존에서 판매하는 온라인 상품의 쇼케이스로 활용될 수 있다”면서 “아마존 기술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백화점 업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아 고사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아마존과의 경쟁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이미 JC페니·로드&테일러·니먼마커스 등 유명 백화점들이 지난해 법원에 파산 보호 신청을 했다. WSJ는 “오프라인 사업에 대한 아마존의 야심이 얼마나 커질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수년간의 오프라인 진출을 통해 엔터테인먼트·식료품·의료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