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한 중학교 양궁부에서 선배가 쏜 연습용 화살에 후배가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가 학교폭력을 당해왔음을 주장하며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학교 측은 합의를 제안하는 등 사건을 덮으려고 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0시쯤 모 중학교 양궁부 훈련장에서 주장 선수인 3학년 A군이 쏜 연습용 화살이 1학년 후배 B군의 등 부위를 스쳤다. 이로 인해 A군은 등에 상처를 입었다. A군은 3~4m 거리에서 다소 느슨하게 활시위를 당겼으며, 화살이 B군 훈련복을 뚫고 등을 스친 뒤 땅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친 B군은 훈련을 계속하면서 병원 치료를 받아 왔다.
B군 측은 "같은 초등학교를 졸업한 A군이 수년 전부터 머리를 때리고 따돌리는 등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학교 측은 B군 부모에게 "올림픽으로 양궁이 축제 분위기인데 이번 사건으로 가라앉을 수 있다"며 합의서와 합의금을 제시하는 등 회유를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 학생이 동의했다는 이유로 사건 이후 이틀간 가해 학생과 같이 훈련을 받게 하는 등 분리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최근 B군을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했으며 화살을 쏜 A군을 조만간 불러 사건 발생 경위를 조사할 방침이다. 또 사건 발생 당시 양궁부 코치진이 현장에 있었는지 여부와 함께 학교폭력 연관성도 조사할 계획이다. 경북교육청도 오는 27일 학교폭력심의위원회를 열고 가해 학생의 처벌 수위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