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들에게는 특유의 ‘감’이라는 게 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세영(28)도 ‘승부사’로 통한다. 극적인 승부가 많고, 기회가 왔을 때 웬만해선 놓치지 않는다. 그런 김세영이 “기회가 왔다”고 했다.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총 상금 580만 달러)에서 이틀 연속 선두 경쟁을 벌이고 한 말이다.
김세영은 21일(한국 시간) 영국 스코틀랜드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파72)에서 열린 2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4개를 묶어 1언더파를 보탰다. 중간 합계 6언더파 138타로 리젯 살라스(미국)와 함께 공동 3위다. 7언더파로 공동 선두인 조지아 홀(잉글랜드), 미나 하리가에(미국)와는 1타 차이다.
김세영이 우승권에서 반환점을 돌았기에 이번 시즌 첫 우승을 충분히 기대해 볼만하다. LPGA 투어 통산 12승의 김세영은 2015년 미국 무대 진출 이후 매년 1승 이상씩을 거뒀지만 올해는 아직 우승 소식을 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11월 펠리컨 챔피언십이 마지막 우승이다.
이날 김세영은 전반의 상승세를 후반에 이어가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전반에 2~3번, 5~6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았지만 후반에는 버디는 1개에 치고 보기 4개를 범했다.
김세영은 경기 후 “후반에 정신적으로 미스를 해서 그게 티샷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했다. 김세영의 페어웨이 적중률은 46.7%(7/15)에 그쳤다. 김세영은 “10번과 11번 홀에서 벙커에 들어갔는데, 링크스에서는 벙커에 들어가게 되면 굉장히 어렵다. 그런 실수를 했던 게 아쉬웠다”며 “내일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내 스타일대로 밀고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지금 기회가 온 것 같다”며 “하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 내가 해야 할 것에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했다.
세계 랭킹 1위이자 도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넬리 코르다(미국)는 1타를 잃었다. 전날 공동 선두에서 공동 12위(4언더파)로 밀렸다. 세계 랭킹 3위 박인비(33)도 버디 3개, 보기 6개로 3타를 잃었다. 공동 58위(1오버파)로 막차로 컷을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