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슬람국가(IS)의 공격 위협이 있다며 자국민들에게 개별적으로 카불공항에 오지 말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미국은 민간 항공기를 이용해 아프가니스탄 피란민 이동을 돕기로 했다.
21일(현지 시간) NBC방송에 따르면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당국의 지침을 직접 받은 게 아니라면 (카불) 공항으로 이동하지 말고 공항 출입구를 피할 것을 미국 시민들에게 권고한다”고 밝혔다. NBC는 “IS가 카불공항을 위협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며 “현재 미군은 미국인과 (미군에 협조한) 아프간인, 동맹국 인원이 안전하게 카불공항에 올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안전이 확보된 제3의 장소에 집결한 뒤 신속히 공항으로 이동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도 미군 병력의 대피 지원 업무를 카불공항 바깥으로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지금까지는 공항에서만 임무를 수행해왔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도 토요일인 이날 백악관에서 외교안보팀을 소집해 IS의 아프간 지부인 ‘IS호라산’을 포함한 대테러 작전과 아프간 대피 작전 등을 논의했다.
미국 정부는 아프간 탈출을 돕기 위해 민간 항공기를 투입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아프간 피란민들을 돕기 위해 민간 예비항공대를 편성했다고 밝혔다. 아메리칸항공, 델타항공, 하와이안항공, 유나이티드항공 등 민간 항공사 소속 18대의 비행기가 투입될 예정이다. 항공기는 카불로 들어가지 않고 아프간을 빠져나와 유럽과 중동 등 미군기지로 이송된 피란민들을 수송할 예정이라고 커비 대변인은 설명했다.
현재 카불공항에는 필사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만명의 탈출 인파가 몰리면서 지난 7일 간 카불 공항 안팎에서 2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