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23일 수술실 내부에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당초 개정안은 숙려기간을 고려해 이르면 9월 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더불어민주당이 야당에 빠른 법안 처리를 제안하면서 8월 내 개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복지위는 이날 오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의무화하는 의료법 일부법률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김남국·안규백·신현영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3개의 의료법 개정안을 병합심사한 결과다. 이후 개정안은 이날 오후 2시께 열린 복지위 전체회의에 상정돼 상임위 절차까지 통과했다.
개정안은 수술실 내부에 외부 네트워크와 단절된 CCTV의 설치·운용을 의무화 했다. 촬영 장비 설치에 따른 의료계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법안의 시행은 공포 후 2년 동안 유예된다. 수술실 내 CCTV 설치를 촉진하고 영세 의료 시설의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나 지자체가 설치 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개정안에 포함됐다.
CCTV 영상은 환자의 요청 하에 녹음 없이 촬영해야 한다. 의료진은 수술이 지체될 경우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지는 응급 수술이나 위험도가 높은 수술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해진 정당한 사유 없이는 촬영을 거부할 수 없다.
영상을 열람하기 위해서는 환자와 의료진 쌍방의 동의가 필요하며 수사·재판·분쟁조정 등을 위한 목적으로 열람이 제한된다. 열람 비용은 요구자가 부담한다. 의료기관은 촬영된 영상이 유출·도난·변조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하며 최소 30일 이상 영상을 보관해야 한다.
당초 개정안은 빠르면 9월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었다. 통상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과하면 5일의 숙려기간을 거친 뒤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심사를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지위 여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이 야당에 8월 내 법안 처리를 요청하면서 8월 내 법안 통과의 가능성이 열렸다. 야당이 김 의원의 요청을 수용할 경우 개정안은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