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공유킥보드 알파카, 국내 업체 최초로 해외진출 노린다”

■정수영 매스아시아(알파카 운영사) 대표 인터뷰

“자체 운영시스템 및 기술력 확보해

규제에도 굴하지 않는 내실 쌓았죠…

중국 등 해외 진출도 본격 준비중

최종 목표는 세계적 퍼스널 모빌리티 플랫폼”


“규제 강화로 인해 사업 환경이 어려워질 순 있습니다. 하지만 규제로 인해 무너질 기업이라면 애당초 내실이 부족했던 것이라 생각합니다. 알파카는 자체 기술력과 운영 노하우를 확보해 내실을 쌓아왔고, 이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정수영 매스아시아(공유킥보드 서비스 '알파카' 운영사) 대표./오승현 기자정수영 매스아시아(공유킥보드 서비스 '알파카' 운영사) 대표./오승현 기자





23일 서울경제 취재진과 만난 정수영(사진) 매스아시아(공유킥보드 ‘알파카’ 운영사) 대표는 지난 5월 13일부터 시행된 도로교통법 개정안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했다.

국내 공유킥보드 업체들이 모여 만든 퍼스널모빌리티산업협의회(SPMA)에 따르면 법 시행 직후 회원사들의 평균 이용자 수는 3~40% 급감했다. 알파카도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법 시행 직후 헬멧을 부착해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법 시행 전인 지난 4월 20만여 명이던 알파카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지난 6월 18만명 수준으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정 대표는 “헬멧 미착용 시 범칙금을 물리는 건 과다하다고 생각하지만 우선 규제를 준수하는 모습을 보여야 정부와 지자체를 설득할 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자체 운영 시스템과 기술력 확보해 ‘민폐’ 킥보드 최소화했죠


알파카는 지쿠터, 씽씽, 킥고잉 등과 함께 국내 대표 킥보드 업체 중 하나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알파카의 MAU는 약 17만 명으로 지쿠터(39만 명)와 씽씽(21만 명)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최소 2만 대 이상의 킥보드를 운영한다고 밝힌 경쟁사들과 달리 알파카는 7,000대만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보유 대수와 실제 현장에서 운영되는 대수 간 간극을 좁힌 결과다. 정 대표는 이는 ‘기본’을 지키는 매스아시아의 핵심 사업 철학이 반영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킥보드 대수를 무리하게 확대하게 되면 통제가 어려워져 방치되는 킥보드가 많아지고, 이는 곧 시민 불편으로 이어진다”며 “적은 대수의 킥보드로도 가동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을 마련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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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그는 창업 후 1년동안 가맹주를 모집하지 않고 효율적인 운영 시스템 개발에만 몰두했다고 밝혔다. 그는 ”직원 한명이 출근시부터 퇴근 때까지 어떤 업무를 어떤 시간대, 어떤 경로로 하는지를 분석했고,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장 효율적인 킥보드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알파카는 민원도 매우 적은 편이다. 7월 한달간 서울에서만 4,000건의 민원(하루 평균 140건)이 발생했지만 알파카 킥보드 관련 민원은 전국을 통틀어 일주일 30건 내외다.

자체 하드웨어 기술력을 확보해 킥보드 고장을 줄인 것도 운영 효율화에 기여했다. 실제 국내 대부분의 공유킥보드 업체들은 중국 세그웨이 나인봇 사의 기성품을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파카는 1세대 모델을 제조업자개발생산(ODM)으로 제작하기 시작해 가장 최신 모델인 3세대 킥보드는 100% 자체 생산에 성공했다. 정 대표는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기기 결함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가야 하는데, 기성품을 구매해서 쓰는 경우 이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알파카는 지난 3년간 1세대부터 3세대까지 기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온 결과 90% 이상의 킥보드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3세대 킥보드에는 중국 칭다오에너지와 함께 개발한 퍼스널모빌리티(PM)용 전고체 배터리를 탑재해 가동률을 더욱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그는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 배터리에 비해 충전이 빠르고, 폭발 위험도 대폭 줄였기 때문에 운영 효율화에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수영 매스아시아(공유킥보드 서비스 '알파카' 운영사) 대표./오승현 기자정수영 매스아시아(공유킥보드 서비스 '알파카' 운영사) 대표./오승현 기자


국내 공유킥보드 최초로 해외 진출…라스트마일 전반 아우르는 플랫폼 꿈꿔


정 대표는 국내에서 쌓은 기술력과 현장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에선 이미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현지 직원도 채용했다”며 “이후 싱가포르 사무소를 설립해 동남아권 진출도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McKinsey & Company)에 따르면 중국·미국·유럽 퍼스널 모빌리티(PM) 시장 규모는 오는 2030년까지 5,000억 달러(약 586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정 대표는 “특히 중국의 경우 한 고객층만 확보해도 국내 전체 시장 규모(최대 1조원 규모 추산)에 버금가는 만큼 처음부터 해외 시장 진출을 고려해 왔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궁극적으로 퍼스널 모빌리티(PM)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매스아시아를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그는 “동남아권에서 대중적인 교통수단인 오토바이, 새로운 교통수단으로 떠오르는 미니 전기차의 경우 아직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는 경우는 흔치 않다”며 “알파카 운영을 통해 쌓은 서비스형모빌리티(MaaS) 운영 노하우를 활용해 다양한 모빌리티를 제공하는 유기적인 PM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전동킥보드 등으로 대표되는 PM은 최근 라스트마일(단거리) 이동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전체 운행거리에서 단거리 운행이 차지하는 비율은 50% 이상인 것으로 추정된다. 딜로이트에 따르면 지난 2017년 8km 미만의 단거리 이동거리는 미국 전체 자동차 이동거리의 61%를 차지했다. 카카오(035720)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카카오 T 택시 전체 운행완료 건수 중 운행거리 5km 미만의 단거리 운행건수는 50%에 달했다.


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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