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野 투기 의혹 어물쩍 넘기면 ‘내로남불’ 심판 받을 것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104명 중 12명(13건)이 본인 또는 가족의 부동산 거래 과정에서 위법 소지가 있는 것으로 국민권익위원회 조사에서 드러났다. 국민의힘과 비교섭단체 5당 소속 국회의원 116명과 가족 등의 부동산 거래를 전수조사해 나온 결과인데 공교롭게도 앞서 조사한 더불어민주당 투기 의혹 의원 숫자와 같다. 적발 내용을 보면 명의 신탁 1건, 편법 증여 등 세금 탈루 2건, 토지보상법·건축법·공공주택특별법 등 위반 4건, 농지법 위반 6건 등 대부분 투기 의혹 행위들이다. 지역구 관련 불법 거래나 3기 신도시 관련 투기 의혹은 없었다고 하지만 조사에서 나온 의혹 사례로도 국민적 지탄을 피하기 어렵다. 권익위는 “실제로는 자녀에게 증여해놓고 매매한 것처럼 형식을 갖춘 뒤 증여세를 내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여당보다 더 강하게 대처하겠다’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약속이 공수표로 끝나서는 안 된다. 국민의힘이 서울·부산시장 보선에서 압승한 것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여권 인사들의 ‘내로남불’식 투기 행태에 대한 분노가 결정적이었다. 국민의힘이 여당의 ‘탈당 권유’를 넘는 강력한 징계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회초리는 곧바로 야당을 향할 것이다. 개헌 저지선(101석) 붕괴를 두려워해서 비난 여론이 수그러들기를 기다리는 듯한 태도를 보인다면 민심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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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도 야당을 겨냥하기에 앞서 자신들의 조치를 분명히 매듭지어야 한다. 민주당은 투기 의혹 의원 12명에 대해 출당 방침을 정한 뒤 비례대표 2명만 제명했을 뿐이어서 탈당을 권유받은 나머지 10명은 아직도 당에 남아 있다. ‘꼼수’라는 지적을 받지 않으려면 경찰이 무혐의 처분한 우상호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을 모두 출당시켜야 한다. 이번에 ‘업무상 비밀 이용’ 의혹으로 함께 적발된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철저한 수사를 받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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