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기대인플레이션 2.4%로 상승…2년 8개월 만에 최고

농·축·수산물과 국제 유가 상승 영향

기대인플레 자극하면 인플레 압력 작용

3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채소 신선식품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3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채소 신선식품 판매대 모습. /연합뉴스




농·축·수산물 가격과 국제 유가 상승세에 기대인플레이션이 2.4%로 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투자 결정이나 임금 협상 등에 영향을 주는 만큼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해 실제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우려가 제기된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8월 소비자동향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대인플레이션은 2.4%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상승했다. 2018년 12월(2.4%) 이후 최고치다. 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전망으로 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으로 본 것이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 인식도 2.4%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올랐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올해 1월 1.8%에서 2월 2.0%로 0.2%포인트 오른 이후에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4월 2.3%, 5월 2.6%, 6월 2.4%, 7월 2.6% 등 2%대 중반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으로는 농·축·수산물(53.4%), 석유류제품(50.3%), 집세(29.6%) 순으로 꼽혔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전월 대비 9.2%포인트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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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인플레이션은 향후 실제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한은은 ‘최근 인플레이션 논쟁의 이론적 배경과 우리경제 내 현실화 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기대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에 유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향후 경제 여건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원자재 가격 급등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2.5로 한 달 전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15개 지수 가운데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하는데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19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이번 조사는 이달 9일부터 17일까지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지난 10일 신규 확진자 수가 2,219명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조사기간 동안 하루 확진자 수가 1,500~2,000명 수준을 기록했다. 확진자 수는 급증했지만 지난 7월(-7.1포인트) 대비 소비자심리지수 하락 폭은 크게 줄었다. 이에 CCSI가 두달 동안 7.8포인트 하락했지만 100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낙관적인 시각이 우세한 것으로 풀이된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8월에도 신규 확진자 수가 2,000명이 넘게 나왔지만 7월에 이미 4차 유행을 겪으면서 적응이 된 효과”라며 “이동량도 예상보다 크게 줄지 않았고 소비 지출에 미치는 영향도 크지 않아 100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조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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