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가 전체 국민의 절반을 넘어서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오는 10월까지 전 국민의 70% 이상에게 백신 2차를 접종하며 치명률을 낮춰 일상생활이 가능한 정도로 유행을 통제하는 ‘위드(with) 코로나’ 전환 계획을 검토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코로나 4차 대유행으로 억눌렸던 경기재개(리오프닝)주들의 주가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속속 등장했다.
24일 코스피 운수장비지수는 전일 대비 2.27% 오른 2,186.16에 거래를 끝냈다. 유통업지수는 2.52%가 올랐고 섬유의복지수는 2.64%가 증가했다. 이날 코스피가 하루 만에 1.56% 오른 것과 비교하면 리오프닝 관련 종목들을 편입하고 있는 지수들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최근 코스피는 외인의 강력한 매도세에 이어 미국 연준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단행이 기정사실화되며 급락장을 보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장기화에 지친 개인들의 여행·쇼핑 등 보복 소비가 이어졌고 백신 보급이 가속화되는 추세를 보이며 리오프닝 종목들의 반등이 시작됐다. 리오프닝은 경제활동 재개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침체 국면을 맞고 있는 항공·레저·유통·섬유·의복 등의 수요와 실적이 되살아나는 것을 뜻한다.
특히 항공 주와 여행 주의 주가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이날 대한항공(003490)은 3.83%가 올랐고 아시아나항공(020560)(9.84%), 제주항공(089590)(7.23%), 진에어(272450)(5.34%)가 급등했다. SM C&C는 19.5%가 상승했고 하나투어(7.63%), 노랑풍선(6.69%), 모두투어(5.83%) 등 역시 일제히 오름세를 보였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의 완전 종식에 대한 희망은 깨졌지만 백신과 치료제 공급으로 코로나19가 일상생활과 공존하는 엔데믹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며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적자가 지속되고 있지만 오히려 구조 조정을 통한 업계 재편과 재무 불확실성이 완화된 것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호텔 업종과 카지노 업종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도 제기됐다. 이날 호텔신라(008770)는 전일 대비 4.48%가 올랐고 파라다이스(034230)(5.47%), GKL(5.02%), 강원랜드(3.06%) 등도 상승했다. 증권가에서는 호텔 업종과 카지노 업종이 실적 회복과 동시에 배당 회복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호텔신라의 경우 2분기 영업이익이 464억 원으로 컨센서스를 25%가량 뛰어넘었다. 파라다이스도 2분기 영업이익이 27억 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백신 접종률이 상승하고 해외여행이 보다 원활해지면 관광객 매출이 정상화될 것”이라며 “중국의 중추절(9월), 국경절(10월), 광군제(11월)를 앞두고 해외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유통과 화장품, 섬유·의복 업종 역시 핑크빛 전망이 나왔다. 그동안 거리 두기 영향으로 인해 실적이 큰 폭으로 하락했으나 백신 접종률이 상승한다면 매출 회복력이 뒤따를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유통 업종에서는 이마트와 GS리테일, 섬유·의복 업종에서는 LF(093050)·화승엔터프라이즈(241590)·F&F(383220)의 성장 가능성이 높이 평가됐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3분기 패션 소비는 일부 대형 브랜드사와 고가품 위주의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코로나 4차 확산으로 인해 오프라인 중심으로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면서도 “백신 접종률 속도를 고려한다면 4분기 성수기 시즌 패션 소비가 회복될 경우 패션 업종은 크게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