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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休]세계가 주목한 한국의 섬…‘탐조객들의 천국’ 유부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서천갯벌의 중심

서천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펼쳐진 갯벌

희귀·멸종위기종 철새의 보금자리 '명성'

썰물 때 유부도에서 유자도와 돌섬으로 이어지는 갯벌이 훤히 드러나 있다. 사진은 유자도에서 유부도를 바라본 모습./사진 제공=재단법인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썰물 때 유부도에서 유자도와 돌섬으로 이어지는 갯벌이 훤히 드러나 있다. 사진은 유자도에서 유부도를 바라본 모습./사진 제공=재단법인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최근 유네스코가 만장일치로 ‘한국의 갯벌’을 자연유산에 등재하기로 결정했다. 국내에서 등재된 총 15개 세계유산 중 자연유산은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이번에 등재된 한국의 갯벌은 충남 서천부터 전북 고창과 전남 순천까지 5개 지방자치단체에 걸쳐 이어진 연속유산이다. 이 가운데 여행객들로부터 주목받는 곳이 서해안의 작은 섬 유부도다. 한때 간척지로 개발돼 자칫 사라질 뻔할 위기에 처했던 유부도 갯벌은 세계적인 생태 탐방 명소로 떠올랐다.

썰물 때 드러난 유부도 갯벌./사진 제공=재단법인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썰물 때 드러난 유부도 갯벌./사진 제공=재단법인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유부도 갯벌이 주목받는 것은 풍부한 생태계 때문이다. 섬 주변은 펄과 모래, 작은 돌이 고루 섞여 있는 30㎢에 이르는 혼합 갯벌로 썰물 때면 모습을 드러낸다. 갯지렁이·조개·칠게·엽낭게 등 다양한 수서생물이 사는 갯벌은 검은머리물떼새와 붉은어깨도요·넓적부리도요 같은 멸종 위기종 및 희귀종의 중간 기착지 역할을 한다. 유부도에는 100여 종의 철새가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수천 마리의 검은머리물떼새가 떼를 지어 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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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도는 서천군 소재 섬 중 유일한 유인도다. 유인도라고는 하지만 면적 0.77㎢에 섬 주민은 49가구, 70여 명에 불과해 정기 여객선이 다니지 않는다. 섬에 들어가려면 장항항이나 장항항신설물량장에서 ‘선외기’라고 불리는 작은 어선을 얻어 타야 한다. 육지에서 6㎞ 떨어진 섬까지는 배를 타고 20분 거리. 바다 건너 금강하구 일대가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가깝다.

유부도 인근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하는 도요물떼새./사진 제공=재단법인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유부도 인근 모래톱에서 휴식을 취하는 도요물떼새./사진 제공=재단법인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유부도의 진가는 육지 반대편에 있다. 마을을 지나 섬의 서쪽으로 넘어가면 전 세계가 주목한 갯벌이 펼쳐진다. 요즘 갯벌에서는 도요새·큰뒷부리도요·알락꼬리마도요 등을 만나볼 수 있다. 게들이 흙 속의 유기물을 먹고 나서 배출한 경단이 쌓인 모습도 볼거리다. 썰물 때는 유부도에서 이웃 섬 유자도와 돌섬까지 걸어서 이동할 수 있지만 반드시 출발 전 물때를 확인해야 한다.

유부도는 여행객들보다는 철새를 연구하는 조류학자나 사진가들이 탐조를 즐기던 곳이다. 최근 폐염전을 갯벌로 복원하는 작업과 함께 선착장 공사를 마무리했지만 관광객들을 끌어모으기 위한 개발보다는 환경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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