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003920) 오너일가에 이어 한앤컴퍼니도 법률 대리인 선임을 마쳤다. 현재까지 양사는 의견 교환을 진행하며 입장차를 확인하고 있는데 협상 결렬 시 소송을 대비해 진영을 구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최근 법무법인 화우를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앞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LKB앤파트너스를 자문사로 선정하자 한앤컴퍼니도 법률 대리인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오너일가와 한앤컴퍼니가 각각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면서 향후 벌어질 수 있는 소송전까지 염두에 두고 진용을 짠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양 사를 동시에 대리해 이번 인수합병 거래를 진행한 법무법인 김앤장은 제외했기 때문이다.
양 측은 법적 대응을 검토하는 것은 아니라며 조심스럽게 대응하고 있다. 남양유업 측은 오너일가의 LKB 선임에 대한 배경으로 소송대리인이나 변호를 맡은 것은 아니며 법률자문과 일부 업무에 대한 법률대리인 역할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매각을 위한 의견 조율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홍 전 회장과 한앤컴퍼니 측은 지난 17일 홍 전 회장의 입장문 발표 이후 의견 교환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홍 전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거래를 위한 선행 조건이 있었음을 시사하며 매각 요건을 충족했다는 한앤컴퍼니와 다른 주장을 펼친 바 있다. 그러면서도 매각 의지를 강조하며 거래 성사를 위해 한앤컴퍼니가 협조할 것을 당부했다.
의견 교환 과정에서 구체적인 요구 사안이 오고 갔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협상 의지를 확인하는 수준의 탐색전이 오고 가는 것으로 보이는 데 이 과정 중 불거질 수 있는 문제에 대비해 양 측 모두 법률 대리인을 통한 공식적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홍 회장은 지난 5월 4일 불가리스의 코로나19 예방 효과 논란, 대리점 갑질 사태 등에 사과하며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오너일가는 지난 5월 27일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와 오너일가 경영권을 매각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를 체결했다. 그러나 홍 회장은 지난달 30일 예정돼있던 경영권 이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다음 달 14일로 연기했다. 지난 17일 공시된 남양유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홍 회장은 여전히 회장직을 유지하고 있고 자녀도 임원직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