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사리 따낸 올림픽 금메달이 벗겨지는 황당한 일이 한 중국 선수에게 벌어졌다. 23일 도쿄올림픽 트램펄린 여자 금메달리스트 주쉐잉(朱雪?·23)은 “금메달이 벗겨졌다”며 자신의 웨이보(중국 내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렸다.
글과 함께 게재된 사진 3장에는 주쉐잉의 도쿄올림픽 금메달이 있었다. 얼룩은 첫 사진부터 이 금메달 왼편(사진 기준)에서 뚜렷하게 보인다. 다음 사진에는 이 얼룩을 닦는 듯한 장면이 담겼다. 그런데 마지막 사진에 이르러서는 얼룩 크기가 더 커져 있다. 주쉐잉은 “내가 일부러 한 것이 아니다”라며 “금메달에 얼룩을 발견하고 문질렀을 뿐이다”라고 했다. 이어 “문질렀지만, 얼룩은 지워지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더 커졌다”라고 덧붙였다.
이를 본 중국 네티즌은 1만5,000개가 넘는 댓글을 남기며 큰 관심을 보였다. 현지 네티즌들은 “저질 제품” “이게 일본의 독창성인가” “일본에서 새것으로 바꿔줘야 한다” “지금이라도 그만 긁어라” 등의 반응을 남겼다. 이들 중 한 네티즌은 “아마도 분해할 수 있는 금일 것이다”라고 했고, 다른 네티즌은 동조하며 “일본식 환경 보호”라고 했다. 일본의 메달 제작 의도를 비꼰 것이다.
앞서 일본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2020 메달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전 국민으로부터 전자기기를 기부받았고, 여기서 재활용한 재료로 금메달을 만들었다. 이는 도쿄올림픽이 내세우는 ‘지구와 사람을 위해’라는 의제와 ‘지속 가능한’, ‘친환경’ 취지에 부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이번 올림픽 메달을 제작한 일본 조페국은 지금까지 금메달이 벗겨지는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추가 조사를 진행한다고 밝혔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주쉐잉의 메달이 불량품으로 확인돼 새것으로 교환되더라도 올림픽 역사상 첫 사례는 아니다.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메달이 부식됐다며 IOC에 교환을 요청한 사례는 100건이 넘는다. IOC는 문제가 되는 메달을 수거해 수리하고 선수들에게 다시 나눠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