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국내 4대 판지사인 대림제지(017650)가 골판지 원지 가격을 약 13%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면서 외부 활동이 크게 줄어든 ‘집콕’ 생활로 인해 배달, 택배 포장 수요가 급증한 탓이다.
지난해 대형 제지사들은 골판지 원지 가격을 평균 25% 인상했음에도 불구하고. 타이트한 원재료 수급과 수요 급증이 지속되면서 제지 업계 전반에는 가격 인상 바람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림제지는 원활한 원지공급을 위해 원지 단가를 kg당 60원씩 인상한다. 제품 단가 인상은 9월 1일부터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림제지 관계자는 “최근 국내 원자재 수급 불안 및 수율 하락, 단가 상승 등 경영 환경이 점차 악화되고 있으며, 환경 비용이 증가해 많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며 제품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원가절감을 위해 2021년부터 내수 시장의 안정을 위해 수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1984년 설립된 대림제지는 골판지 용지를 공급해왔으며, 지난 2017년 삼보판지의 골판지 사업부와 동진판지를 인수하고 골판지 생산을 위한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대림제지는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 수출도 진행하고 있으며, 4곳의 관계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대림제지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상 최대 실적(영업이익 기준)을 달성했다. 매출액은 1,2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8% 급증한 16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가 변이 바이러스를 중심으로 빠르게 재확산하면서 골판지 수요는 꾸준히 증가해 대림제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대림제지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848억원과 151억원으로 전년반기 대비 47%, 91% 증가했다. 이미 영업이익은 지난해 수준(164억원)에 근접한 상태다.
홍종모 유화증권 연구원은 “수급 불균형 뿐만 아니라 골판지 원자재 가격의 장기 상승 추세가 예상된다”며 “해외폐지 가격은 미국을 시작으로 각 국가별 코로나19 백신 도입, 내수 경기 활성화 등으로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수입폐지와 국내폐지의 가격 차이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진 상태이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국내폐지 가격은 점진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by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