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파운드리 1위 TSMC 잡자"…삼성, GAA 기반 '3나노' 승부수

[다시 뛰는 삼성] <하> 반도체 리더십 다진다

"초미세 공정 기술 리더십 강화"

내년 양산으로 시장선점 계획

지난 3월 17일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회사 실적과 경영 방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제공=삼성전자지난 3월 17일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이 주주총회에서 회사 실적과 경영 방침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005930)가 파운드리 시장 1위 업체인 대만 TSMC를 역전하기 위해 초미세공정에서 활용하는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에 승부를 걸었다. 지난 24일 그룹이 추진하는 총 240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 발표에서도 ‘3㎚(나노미터·10억분의 1m) 나노미터 반도체 조기 양산’을 언급하며 속도전에 뛰어든 삼성전자는 늦어도 오는 2022년에 경쟁사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력을 제품 양산으로 입증한다는 계획이다.

26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반도체 설계 자동화 업체인 시놉시스와 협력해 GAA 기반 3나노 공정 테이프아웃에 성공했다. 테이프아웃은 반도체 설계가 완성된 것으로 다음 단계인 제품 생산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수율 관리 등 넘어야 할 문턱이 남아 있지만 ‘세계 최초 3나노 양산’ 타이틀을 두고 경쟁 중인 TSMC와 비교해 부족함이 없다.



특히 삼성전자는 GAA라는 차세대 기술을 바탕으로 테이프아웃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GAA는 반도체 초미세공정에서 반도체의 전류 조절 스위치 역할을 하는 트랜지스터의 성능과 효율을 높인 기술이다. 윗면과 앞면·뒷면 총 3개 면을 트랜지스터의 게이트로 쓰는 기존 핀펫(FinFET) 기술과 달리 게이트의 아랫면까지 활용해 전류 흐름을 섬세하게 제어할 수 있어 초미세공정에서는 불가피한 구조로 꼽힌다. 다만 기술적으로 구현하기 까다로워 TSMC는 핀펫을 기반으로 3나노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 이 때문에 TSMC에 우호적인 결과를 주로 내놓는 대만 시장조사 업체 디지타임스리서치는 테이프아웃 성공 소식에도 “삼성전자가 3나노 제품 개발과 새로운 GAA 공정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3나노 양산 시점을 2023년으로 늦춰 잡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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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변화/사진제공=삼성전자 반도체 이야기반도체 트랜지스터 구조변화/사진제공=삼성전자 반도체 이야기


그럼에도 삼성전자는 3나노 제품 양산 시점을 바꾸지 않았다. 오히려 조기 양산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올 3월 주주총회에서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은 직접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인 GAA 개발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의 리더십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공언한 후 투자자 상대 기업설명회(IR, 4·7월), 세계적인 반도체 학술대회인 VSLI포럼(6월), 반기보고서(8월) 등에서 거듭 양산을 공언하며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이처럼 초미세공정에 속도를 내는 것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54%의 점유율(2020년 기준)을 기록한 TSMC를 따라잡기 위한 전략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 정상의 기술력을 갖춘 삼성전자가 고객 확장을 위해 기술 외적 측면도 보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뛰어난 인재와 최첨단 장비가 포진한 세계 정상의 두 기업의 경쟁이기에,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반도체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서비스 등 고객사 관리가 철저한 곳이 파운드리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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