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탄 카불 공항에서 벌어진 2차례의 폭탄 테러에 아프가니스탄인 최소 60명과 미군 12명이 숨졌다. 이슬람국가(IS) 소행으로 보이는 이번 사태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큰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됐다.
2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이날 오후3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공격은 카불 공항 애비 게이트와 이곳에서 1,000미터 정도 떨어진 바론 호텔에서 벌어졌다. 공격 당시 공항 출입구 근처에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카불 공항의 폭탄 테러로 다수의 미군 병사가 사망했으며 많은 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미군 12명이 사망하고 15명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 해병대 측은 이번 사건으로 다수의 아프가니스탄 민간인도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번 공격이 이슬람국가(IS) 지역 지부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IS도 아마크 통신을 통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공개했다.
현재 아프간에서는 약 5,400명의 미군이 대피 작업을 돕고 있다. 영국군은 약 1,000명이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카불 공항에 대한 이슬람국가(IS)의 공격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태에도 미군은 철수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케네스 매킨지 미 중부군 사령관은 “아프간에 약 1,000명의 미국인들이 남아 있다”며 “우리는 이같은 공격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사태의 후폭풍은 간단하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미군 사망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탈레반과 철수합의를 맺은 지난해 2월 이후 나온 첫 미군 사망 사건이다. 이번 사태에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타격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가뜩이나 상황 판단을 잘못했다는 비판이 큰 상황에서 막판에 십수명의 미군 사망자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미군이 공격 받았는데 이를 그냥 덮고 넘어갈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26일 오후5시(한국시간 27일 오전6시) 카불 공항 공격에 대한 대국민 연설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