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투자 시장에서 ‘전통의 강호’로 군림해온 금(金)과 ‘떠오르는 신예’ 비트코인이 맞붙으면 누가 이길까.
인기 토론 포럼인 인텔리전스 스퀘어드가 이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지난 25일(현지시간) 금 신봉론자인 피터 시프(Peter Schiff)와 비트코인 지지자인 스카라무치를 온라인상으로 초청해 '비트코인 대(對) 금’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토론 시작 전과 종료 후 시청자의 지지율 변화로 승부를 가린 이번 토론회의 승자는 피터 시프였다.
유명헤지펀드 스카이브릿지(SkyBridge) 창립자 앤서니 스카라무치(Anthony Scaramucci)는 신뢰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비트코인이 금보다 우세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비트코인을 통해서 제3자 없이 P2P(개인 대 개인) 거래가 가능하다"며 "빠르게 전개되는 디지털화의 흐름을 고려하면 비트코인의 가격은 금을 초월해 훨씬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라무치는 비트코인의 희소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은 2,100만 개로 제한돼 있다"면서 "전세계 백만장자가 한 개씩 나눠가지기에도 부족한 수량"이라고 설명했다.
반면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금융 전문가이자 금 옹호론자인 피터 시프 유로퍼시픽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은 가치저장 수단이 될 수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가격과 가치는 다르다"면서 "10년 뒤 비트코인의 가격이 오른다고 해도 없던 가치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시계·보석 등 여러 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금과 달리 비트코인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시프는 사람들이 '더 큰 바보 이론(the greater fool theory)'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래에 더 비싸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비트코인을 구매하지만 사실 비트코인에는 미래가 없다"면서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으로 부르는 것은 마케팅 사기"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폰지 사기(나중에 투자받은 돈으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제공하는 투자사기)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이 시작되기 전 시청자 투표에서는 금을 지지한다는 시청자가 38%, 비트코인을 지지한다는 시청자가 26%로 조사됐지만 토론 직후 진행된 투표에서는 각각 51%와 32%로 집계되며 시프가 토론의 승자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