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지구용]누가 천연염색 촌스럽댔어

쪽·치자·오배자로 나만의 색 내는 간편 키트 체험

스타트업 '너울', "건강, 환경 면에서 장점 많아"

천연염색 스타트업 '너울'의 염색 키트.천연염색 스타트업 '너울'의 염색 키트.




황토색...생활한복...으르신...?

'천연염색'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대충 이랬어요. 하지만 편견(!)을 싸그리 지운 계기가 있었으니...바로 스타트업 너울(인스타그램)의 천연염색 키트!! 정말 쉽고 무해하게 예쁜 옷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생강 에디터가 시도해 봤어요.

초간단 천연염색, 2시간이면 완성


종이 박스에 담긴 천연염색 재료는 치자 열매+매염제+비닐장갑과 설명서가 끝. 따로 준비할 거라곤 냄비, 염료가 묻어도 괜찮은 작업복과 주변에 깔아둘 신문지, 염색할 옷 정도예요. 에디터는 그나마도 귀찮아서 신문지도 안 깔았어요. 구멍난 고무장갑(손은 씻으면 되니깐요)도 있어서 비닐장갑은 안 썼어요.



곧바로 염색 돌입. 정말 간단해요.

①치자열매+매염제를 물(2리터)에 투입해 20분 센 불에 끓이기

②50~60도(손을 집어넣을 수 있을 만한 온도)로 식을 때까지 기다리기

③염색할 옷을 넣어 2분 조물조물한 후 10~20분 담가 놓기

(세게 주무를수록, 오래 담가둘수록 색이 진해져요!)

④찬물에 2~3번 헹군 후 잘 짜서 완벽하게 말리기

(총 소요 시간 : 다 마를 때까지 2시간)




그렇게 흰 옷이 상콤한 노랑색으로 변신했어요. 어이없을 만큼 쉬웠다는 점!! 어디선가 공짜로 받았지만 심심하게 생겨서 2년 정도 옷장에 모셔둔 옷이었는데 이렇게 신나는 노랑이가 되다니 감동적이었어요.

에디터는 무늬 없이 염색을 마쳤지만 원한다면 고무줄을 도넛 모양, 돌 모양이나 한줄로, 사각으로 묶어 여러가지 무늬를 낼 수 있어요.

남은 염료는 그냥 하수구에 부어버리면 돼요. 화학염색과 달리 전혀 환경을 해치지 않거든요.

천연염색, 대량생산도 된다(O)


이 대목이 천연염색을 가장 빛내는 부분. 청바지 하나를 만드는 데 물 7,000리터가 쓰이고, 의류 생산으로 인한 수질오염은 전체 수질오염의 35%나 차지한대요. 패션산업은 항공산업을 제치고 탄소배출 1위 업종으로 지목되고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옷을 안 사는 게 답이겠지만 천연염색도 하나의 대안이에요.

그렇다면 천연염색 제품도 공장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할까요? 궁금증을 풀기 위해 너울과 화상 인터뷰로 만나봤어요.



너울은 백승아 대표님(왼쪽부터), 한아름님, 이하은님, 인터뷰에 참석하지 못한 연지원님으로 구성된 대학생 사회적 기업이에요. MZ세대에겐 멀게만 느껴지는 천연염색을 알리려고 뭉쳤어요. 너울의 활동을 통해 경력단절여성들로 구성된 칠보숲 협동조합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는 목표에도 한걸음씩 다가가는 중이구요.

에디터가 가장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 백 대표님은 "화학염색만큼 큰 공장은 없지만 작은 공장에서 기계를 사용한 대량 천연염색이 가능하다"고 답해주셨어요. 천연염색 기술을 전수하고 계시는 장인 분들도 작품이 아닌 제품을 제작할 땐 그렇게 '기계염'으로 하신다는, 충분히 공업화가 가능하단 말씀.

다만 천연염색은 천연 재료를 쓰다 보니 화학염색보다 비용이 비싸요. 염료를 발효시키고, 끓여서 추출하는 등의 과정에서도 인건비가 들어가고요.

천연염색의 오묘한 아름다움


그럼에도 천연염색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우선 친환경. 위에서 말씀드린 대로 천연염료는 지구에 친절해요. '탄소배출 0'은 아니겠지만 폐수도, 미세플라스틱도 남기지 않아요.

두 번째 장점은 건강. 백 대표님은 "피부질환을 앓는 분들께 좋다"면서 "천연염색은 번거롭다거나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문제가 있지만 건강, 환경 면에서 장점이 많다"고 설명하셨어요.

지난 5월 너울이 진행한 와디즈 펀딩. /와디즈 홈페이지 캡처지난 5월 너울이 진행한 와디즈 펀딩. /와디즈 홈페이지 캡처


그리고 에디터는 천연염료의 오묘한 빛깔에 끌렸어요. 파란색도 보라색도 아닌 오배자의 색감, 푸른 바다를 떠올리며 입속으로 가만가만 발음해보게 되는 쪽빛. 백 대표님 말씀대로 "자연의 편안함이 느껴지는" 색들이에요.

아름님도 처음 천연염색을 접하고는 "이런 식물에서 이런 색이 나오다니!" 싶어 감탄하셨다고. 얼마나 세게 주무르는지, 얼마나 오래 염료에 담가두는지에 따라 모두 조금씩 다른 색이 입혀진다는 점도 매력적.

하은님은 "환경을 파괴하는 패스트패션 대신 천연염색에 많이들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지구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거니까요"라고 덧붙이셨어요. 이런 움직임들이 모여서 조금씩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겠죠? 지구용사님들도 너울을 힘껏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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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쉽지만 확실한 변화를 만드는, 지구 사랑법을 전해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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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지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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