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사들의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대비 약 50% 증가하며 호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실적 개선의 상당 부분은 일회성 요인에 힘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29일 발표한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청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생보사와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3조1,468억원, 2조5,30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보험사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조6,770억원으로 1년 전보다 49.9%(1조8,887억원) 증가했다.
생보사의 순이익은 1년 전보다 1조741억원(58.1%) 늘었다. 주가와 금리 상승으로 변액보험 등 보증준비금 전입액이 2조5,000억원 감소하고 사업비를 줄인 영향이다. 전년도 고금리채권 매각 영향 등으로 이자 수익은 2,856억원 줄었다. 손보사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8,146억원(47.5%) 증가했는데 이는 자동차·장기보험 손해율 하락에 힘입은 데다 지난해 3월 발생한 롯데케미칼폭발 사고 등 고액 사고의 기저효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영업이익은 금리상승으로 채권 등 금융자산의 처분 이익이 감소하면서 927억원 줄었다. 금감원 측은 “삼성전자 특별배당(9,420억원)도 생·손보사의 이익 증가에 기여했는데 이 같은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이익 규모 자체는 예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보험사들의 영업 활동을 나타내는 수입보험료는 105조2,000억원으로, 3조2,000억원(3.2%) 증가했다. 생보사는 1조5,266억원(2.8%) 증가한 55조6,886억원, 손보사는 1조6,979억원(3.6%) 증가한 49조5,114억원이었다.
종목별로 보면 생보사의 변액보험 수입보험료(9조2,446억원)는 10.9%(9,081억원) 늘어 가장 큰 증가 폭을 나타냈다. 저축성보험과 보장성보험의 수입보험료는 각각 2.8% 증가한 17조6,286억원, 22조9,621억원을 기록했다.
손보사의 경우 가장 큰 증가율(9.4%)을 보인 일반보험 수입보험료는 1년 전보다 5,336억원 증가한 6조2,146억원이었다. 다음으로는 장기보험이 5.3% 늘어난 29조641억원, 자동차보험이 5% 늘어난 10조1,177억원이었다.
금감원 측은 “금리상승 등 우호적인 여건에도 운용자산이익률은 하락하고 대면 영업이 위축되고 있어 지속적인 수익성 개선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 보험사는 장기적인 경영 전략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며 “손익 및 재정건전성 등에 영향을 주는 자산운용, 영업행위, 리스크 관리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취약 사항에 대한 개선계획을 요청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