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에게 궁합이 맞는 코스가 있게 마련이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임성재(23)에게는 플레이오프(PO) 2차전인 BMW 챔피언십(총 상금 950만 달러) 코스가 그런 것 같다. 이 코스를 올해 처음 경험한 임성재는 “성적이 잘 나올 코스 같다”고 했다. 자신의 말처럼 임성재는 사흘 동안 ‘67-65-66’타를 치며 우승 경쟁을 벌이고 있다.
29일(한국 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오윙스 밀스의 케이브스 밸리GC(파72)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임성재는 버디 7개,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6타를 쳤다. 중간 합계 18언더파 198타로 단독 3위다. 21언더파로 공동 선두인 브라이슨 디섐보, 패트릭 캔틀레이(이상 미국)와는 3타 차이다.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는 격차여서 임성재는 역전 우승으로 생애 첫 플레이오프 정상을 넘본다. 3년 연속 플레이오프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 진출도 유력하다. 현재 페덱스컵 랭킹 25위인 임성재는 현 성적을 유지한다면 랭킹을 12위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
우승자에게 보너스로 무려 1,500만 달러(약 176억원)의 상금이 걸려 있는 투어 챔피언십에는 페덱스컵 랭킹 상위 30명만 나갈 수 있다. 2차전에서 페덱스컵 랭킹을 최대한 올려야 최종전 우승 가능성이 높아진다. 3차전에서는 랭킹에 따라 경기 시작 전 미리 ‘보너스 스코어’를 받는다.
임성재는 이날도 정확도 높은 티샷을 앞세워 타수를 줄여 나갔다. 티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난 건 두 차례에 그쳤다. 이번 대회 들어 페어웨이 정확도 1위(83.33%)다. 10번 홀(파4)에서는 무려 350야드의 장타를 날렸다. 티샷이 좋다 보니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도 88.89%(16/18)에 달했다. 그린 적중시 퍼트 수는 1.625개였다.
전반에 버디 3개를 잡은 임성재는 후반 들어 10~11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잡아 힘을 냈다. 14번 홀(파)에서 3퍼트 보기를 범한 게 아쉬웠다. 그래도 막판 17~18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아 기분 좋게 3라운드를 마쳤다.
전날 60타 맹타를 휘둘러 단독 선두에 올랐던 디섐보는 이글 2개, 버디 5개,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로 5언더파를 보탰다. 이글 2개는 4번(파5)과 5번 홀(파4)에서 연속으로 나왔다. 전반에 6타를 줄였지만 후반에는 1타를 까먹는 등 기복이 있었다. 캔틀레이는 6타를 줄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임성재에 이어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아브라암 안세르(멕시코), 샘 번스(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가 공동 4위(17언더파), 세계랭킹 1위 욘 람(스페인)은 8위(16언더파)에 자리했다.
이경훈(30)은 이글 2개(2·12번 홀)와 버디 3개, 보기 1개로 6타를 줄이며 공동 12위(12언더파)로 올라섰다. 김시우(26)도 7언더파를 보태며 공동 40위(6언더파)가 됐다. 이경훈과 김시우는 현재 페덱스컵 랭킹이 각각 37위, 33위여서 둘 다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하려면 최종일 분발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