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만파식적] 간펑리튬







CNN방송은 지난 2017년 11월 중국이 리튬 등 배터리용 금속 확보 경쟁에서 미국을 앞지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이 대표적 사례로 거론한 중국의 리튬 생산 기업 ‘간펑리튬’은 당시 호주 마리온 리튬 광산 개발 프로젝트의 최대주주이면서 아르헨티나 리튬 광산의 지분 일부를 매입한 정도였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간펑리튬은 리튬 자원 확보량 세계 1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2000년 장시성 신위시에 설립된 간펑리튬은 리튬 생산량 기준 중국 최대 기업이자 글로벌 3위 기업이다. 리튬 자원 개발을 비롯해 리튬 화합물과 금속 리튬 가공, 리튬 이온 배터리 제조·회수에 이르기까지 리튬 관련 수직 계열화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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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은 대부분 광석과 소금 호수에 들어 있다. 광산은 호주·중국에 많고 소금 호수는 아르헨티나·칠레·볼리비아에 집중돼 있다. 간펑리튬은 중국은 물론 아르헨티나·호주·캐나다·아일랜드 등 전 세계 곳곳의 리튬 광산 및 소금 호수 개발에 지분 참여 형식으로 발을 담그고 있다. 최근에는 아프리카 말리의 굴라미나 리튬 광산 지분 50%를 사들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간펑리튬이 캐나다 회사인 바카노라의 멕시코 광산인 소노라 프로젝트를 인수한다고 보도했다. 이곳에는 노트북·휴대폰 배터리에 주로 활용되는 탄산리튬이 세계 최대 규모인 882만 톤 매장돼 있다.

간펑리튬의 끝없는 리튬 자원 사냥은 한국과 대비된다. 우리는 전기차 배터리 제조 세계 1위를 자랑하지만 정작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의 중국산 수입 비중이 지난해 기준 81.1%에 달한다. 전기차 배터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언제라도 핵심 소재를 무기화할 수 있다. 영토는 작은데 자원은 없고 사람만 있는 한국에서 자원 확보는 사활이 걸린 문제다. 그런 면에서 한국광물자원공사가 마다가스카르 니켈·코발트 광산, 멕시코 구리 광산 등을 잇따라 매각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과거 정권의 자원 외교를 ‘적폐’로 몰아붙이면서 미래 산업에 필요한 핵심 소재와 관련된 광산들을 섣불리 매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낡은 이념과 정치를 배제하고 국가 안보 및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꾸준히 해외 자원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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