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최초의 동양인 히어로 샹치가 관객을 만나기까지 단 이틀 남았다. 화려한 액션, 동양에 대한 환상, 여기에 즐겁지만 빠듯하게 현재를 살아가는 주인공까지…. 이전과는 확실히 다른, 새로운 그림으로 ‘어벤져스’의 새 시대를 열 준비를 마쳤다.
30일 오전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기자간담회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다니엘 크리튼 감독과 배우 시무 리우, 아콰피나가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어벤져스’ 시대 이후 단 한명도 없었던 동양인 히어로의 첫 등장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샹치’는 선과 악의 기로에 놓인 한 청년의 선택으로부터 출발한다. 시무 리우는 “샹치의 차별화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다양한 결함도 갖고 있는 인간다운 면모를 가진 인물이다. 마블 캐릭터는 다들 완벽하지만, 샹치는 그의 다층적이고 인간적인 면에 주안점을 두고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샹치의 인간적인 면은 초인적 능력을 가진 텐 링즈의 힘으로 어둠의 세상을 지배해 온 아버지 웬우(양조위)와 끝내 적으로 마주하게 한다. 암살자로 훈련받았으나 이를 거부한 그의 신념은 어머니가 남긴 비밀을 풀어내며 자신의 내면에 존재하는 신비한 힘을 깨우게 한다.
그런 힘은 눈이 휘둥그레지게 하는 액션 장면으로 확실하게 증명된다. 보통 영화를 볼 때 싸우고 폭발하는 장면은 그냥 넘겼다는 데스틴 다니엘 크리튼 감독은 “이번 프로젝트를 하며 각 시퀀스에 내러티브를 부여했다. 인물과 감정을 보여주고 스토리를 담겠다는 생각에 모두 동의했다”며 “성룡의 스턴트팀과 중국 안무가 등 분야별 전문성을 띈 분들이 마법같은 일을 만들어냈다. 액션 시퀀스도 감정적으로 많은 울림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어 “안무를 짜고 디자인하는 처음부터 중요시했던 부분이 움직임을 통해 샹치와 아버지의 감정적 관계가 보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다”며 “샹치는 어머니, 아버지의 사람들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한쪽만 선택하는게 아니라 양쪽을 수용하고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게 되는데, 이런 부분을 처음부터 끝까지 염두하고 디자인했다”고 덧붙였다.
샹치를 연기한 시무 리우도 자신의 액션 장면들에 만족스러워 했다. 그는 “4~5개월 안무와 기술을 익히고 체력도 길렀다. 액션 시퀀스들을 최대한 최선을 다해 만들어내고 싶었다”며 “특히 버스에서 등장하는 첫 액션 장면을 가장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버스 위에 매달렸다가 옆으로 휙 떨어지면서 버스에 쾅 부딪치는 장면은 직접 스턴트했다. 정말 심혈을 기울였고, 스크린으로 봤을 때 아주 만족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없었던 MCU의 아시아인 히어로에 대해서도 할 말이 많았다. 이 작품의 중요성은 두 번 강조해도 모자라지 않다는 시무 리우는 “나의 이야기, 우리의 경험들이 인종을 넘어 큰 스크린에 펼쳐진다는게 중요하다. 캐나다로 이민간 중국 가족에게 자라며 아시아인은 백그라운드에 있고, 이차원적으로 보이는 것을 많이 목격했다”며 “샹치를 통해 아시아계가 수퍼히어로가 된다는 건 정말 멋지다고 생각한다. 문화에 대해 배우고 다리가 되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을 잘 녹여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아콰피나는 “미국에서 자랐기에 시무 리우가 이야기한 부분에 공감한다. 미디어나 영화에서 아시아인이 자주 보이지 않았기에 샹치 같은 히어로를 원했다”며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다. 감독과 많은 크루들이 아시아인이었고, 그 안에도 다양한 문화를 잇는 연결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웬우를 연기한 양조위와 샹치의 이모 잉난으로 등장한 양자경, 샹치의 친구 케이티를 연기한 아콰피나는 주연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다. 데스틴 다니엘 크리튼 감독은 “가장 중요시 한 부분은 배우가 진정성을 불러일으킬 수 있냐는 부분이었다”며 “너무나 다른 배경의 배우들이 자신의 경험을 세트에 가져와 감정을 풍부하게 담아내면서 아시아의 스테레오 타입을 타파했다. 모두 다면적이고 다층적인 인간의 면모를 드러내는 연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스파이더맨에게 네드가 있듯, 샹치에게는 케이티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케이티는 독특하지만 평범한 인물로 영화가 판타지로 너무 기울 때마다 등장해 현실과의 연결고리를 단단히 묶는다. 아콰피나는 “재미있고, 누구나 편하게 다가갈 수 있고, 누구나 아는 사람 중에 이런 사람 하나쯤 있을 만큼 평범하다. 이런 인물을 연기하는게 좋다”며 “젊은이의 표상이라 생각하고,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물이다. 세상이 부모님이 내게 원하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가는…. 공감하고 연기하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케이티가 단순히 조력자 역할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아콰피나는 “MCU가 재미있는게 이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길을 갈지 예측하기 힘든 것”이라며 “케이티가 어떤 길을 갈지 모르지만, 샹치와 같이 가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요리를 좋아하니까 반찬이나 갈비찜 순두부찌개를 할 수도 있고”라며 웃음지었다.
한편 MCU 첫 아시아계 히어로의 등장으로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은 9월 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