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을 대표하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사진)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에 대해 “보고 싶은 것만 본다”며 다시 쓴소리를 내뱉었다.
30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하루키는 전날 방송된 도쿄FM 프로그램인 ‘무라카미 라디오’에서 스가 총리의 지난 7월 코로나19 감염 상황에 대한 발언을 두고 “이 사람(스가 총리)은 듣는 귀는 별로 없는 것 같은데 눈(시력)만은 좋은가 봐요”라고 비꼬았다. 스가 총리가 2020 도쿄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개최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일본의 코로나19 상황에 대해 “긴 터널 속에서 마침내 출구가 보이기 시작했다”고 평가한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하루키는 자신이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의 말미에서 “저는요, (스가 총리와) 동갑이지만 출구 같은 게 전연 보이지 않는다”며 “우리들은 앞으로 진정한 출구가 보일 때까지 잘 (버티면서) 살아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을 맺었다.
올해 72세인 하루키는 동년배인 총리를 종종 저격해 왔다.
하루키는 지난해 9월 취임한 스가 총리가 안보법 제정이나 과학의 군사적 이용 등을 비판해온 학자 6명의 일본학술회의 회원 임명을 거부한 후인 지난해 12월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과의 인터뷰에서 “비판을 받으면 (제대로 듣지 않고) 다른 비판을 되던지고 있다. 부끄럽게 생각해야 한다. 일본의 총리조차 그렇게 행동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또 지난해 12월 일본 주간지 다이아몬드와 가진 인터뷰에서는 코로나19 부실 대응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치가들이 최악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그의 뒤를 이은 스가 총리를 싸잡아 비판했다. 하루키는 “지금 총리도 종이에 쓰인 것을 읽고 있을 뿐”이라며 기자회견이나 국회 답변 때 원고에만 의존하는 스가 총리의 소통 능력 부재를 꼬집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