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에 아파트 전세를 얻으려면 3.3㎡(평)당 4,000만 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에서 3.3㎡당 아파트 전세가가 4,000만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일 KB부동산이 발표한 월간주택시장동향 통계를 보면 지난 8월 강남구 아파트의 ㎡당 평균 전세가는 전달 대비 16만 원 오른 1,217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를 3.3㎡로 환산하면 4,017만 원에 달한다.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난해 8월(3,296만 원)보다는 721만 원,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2,533만 원)보다는 1,484만 원 뛴 가격이다. 이를 전용 86.82㎡ 크기의 30평대 아파트 전세가로 환산하면 강남구의 평균 전세가는 10억 5,678만 원으로 서울에서 가장 높다.
강남구와 함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속하는 서초구의 아파트 전세가도 3.3㎡당 3,825만 원을 기록하며 ‘평당 4,000만 원’의 턱밑까지 올라왔다. 이는 전용 86.82㎡ 기준으로 지난달(9억 9,999만 원)보다 오른 10억 633만 원이다. 최초로 10억 원을 넘은 것이다. 송파구는 3.3㎡당 2,921만 원을 기록하며 자치구 중 3위를 차지했다.
강남 아파트의 이 같은 전세 상승세는 실거래에서도 엿볼 수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전용 84㎡는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5억 2,000만 원에 전세 거래됐는데 올해 8월 들어 10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4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전세가가 두 배 넘게 오른 것이다. 1년여 전 시행된 새 임대차법으로 시작된 전세난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을 뿐 아니라 가을 이사철, 재건축 이주 수요 등으로 전세 매물의 씨가 마르면서 전세가가 급격히 상승했다는 분석이다.
전세가 상승은 강남뿐 아니라 강북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강북권 고가 주택 밀집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전세가가 강남3구의 뒤를 이은 것. 용산구가 3.3㎡당 2,815만 원, 성동구가 2,696만 원, 중구가 2,679만 원, 마포구가 2,669만 원을 각각 기록했다.
평균 전세가가 가장 저렴한 지역은 도봉구로 집계됐다. 도봉구의 3.3㎡당 전세가는 1,671만 원에 그쳤다. 노원구(1,742만 원), 중랑구(1,775만 원), 강북구(1,776만 원), 은평구(1,884만 원), 구로구(1,899만 원)의 평균 전세가도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전세가를 전용 86.82㎡ 면적으로 환산하면 5억 원이 넘지 않는다. 하지만 상승률로 따지면 이들 지역의 전세가 상승이 가팔랐다. 특히 은평구의 경우 전달 대비 4.3% 오르며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