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자회사의 분사 및 상장으로 향후 찬밥 신세가 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커진 SK이노베이션(096770)에 대해 유안타증권이 “배터리 사업부의 물적 분할로 인한 지분 희석 우려보다 시장점유율 확대 효과가 더 클 것”이라며 목표주가 36만 원을 유지했다. 투자의견은 ‘매수’다.
2일 유안타증권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사로 28% 수준의 지분 희석이 발생하지만 기업가치는 94%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배터리 생산 능력을 2025년 200GW까지 확대하려면 11조 원이 필요하다. 절반은 영업 활동을 통해 마련할 수 있지만 절반인 5조 5,000억 원은 외부 수혈이 필요하다”면서 “분사로 배터리 부문의 가치 19조 5,000억 원 중 28% 수준의 지분 희석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하지만 이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올해 상반기 4.8%에서 10.5%로 확대되고, 기업가치도 94% 올라갈 것”이라고 밝혔다.
유안타증권은 세 가지 이유를 들면서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화재 방지 기술에 대해 호평했다. ①고순도 분리막 사용 ②분리막 원단에 세라믹 양면 코팅→분리막 훼손으로 인한 화재 위험성을 낮춤 ③모듈 공정에서 배터리 셀을 지그재그 형태로 쌓음→모듈 내 열 방출 효과를 높여 과열을 줄임 등이다. 황 연구원은 “지금껏 판매된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화재 방지 기술은 시장 점유율 확대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달 16일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을 물적분할하기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임시 주총 안건은 ①물적분할 승인 ②현물 배당을 위한 정관 변경이다. 황 연구원은 “배터리 분할이 승인될 경우 지분 희석 우려가 있지만,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이점이 단점을 상쇄할 수 있다”며 “만일 불통과하면 지분 위험이 희석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꽃놀이패’인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생 배터리 법인 혹은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주주 배당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SK이노베이션이 분사 결정과 동시에 주식 배당의 길을 열면서 신생 회사의 주식 일부를 주주에게 나눠줘 불만을 달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회사 측도 “SK이노베이션은 자사주 10%, SKIET 지분 61%도 들고 있어 카드가 많다. 신설 배터리 회사의 주식 배당을 포함해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