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콘텐츠 제작자로 산다는 것이 기쁘다. 세계 최초로 법안을 통과시킨 한국은 선진국이라고 느낀다.”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구글 등 애플리케이션(앱) 마켓 사업자가 특정 결제 수단을 강제하지 못하도록 하는 일명 '구글 갑질 방지법'이 통과되고 있다./연합뉴스웹툰·웹소설 등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이 '구글갑질방지법(전기통신법 개정안)' 통과를 기념해 국회를 찾았다. 세계 최초로 법안을 통과시킨 데 대한 호평을 쏟아냄과 동시에 앞으로 풀어가야 할 숙제로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의 수수료 갑질을 지적했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콘텐츠 창작자 단체와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콘텐츠 업계 대표로 한국인터넷기업협회 박성호 회장,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 전세훈 웹툰협회 회장, 신일숙 한국만화가협회 회장, 성인규 한국스토리창작협회 회장, 권혁주 한국웹툰작가협회 회장, 김병수 한국만화웹툰학회 이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콘텐츠 업계는 법안 통과를 주도했던 과방위 의원들에게 감사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세훈 웹툰협회장은 "국회가 창작자에 대한 고충을 잘 들어줘서 전기통신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었다"며 "이제 한국 창작자들이 세계를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범강 한국웹툰산업협회 회장도 “세계 최초로 법안을 통과시키기까지 통상 문제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텐데도 끝까지 노력해주셔서 감사하다”며 “구글과 애플은 이번 일로 인해 창작자에게 불만을 품기보다 앞으로 창작 생태계와 협업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병수 한국만화웹툰학회 이사는 "이번 법안이 통과되고 에픽게임즈 CEO가 '나는 한국 사람'이라고 한 것을 보면서 한국에서 콘텐츠 제작자로 산다는 것이 이렇게 기쁠 수 없었다"며 “한국이 이제 진짜 선진국 역할을 하고 있구나 싶어 굉장히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CEO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서독 서베를린 방문 중 했던 유명 연설을 인용해 “오늘날 전 세계 모든 개발자는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다. 나는 한국인이다”라며 구글 갑질 방지법 통과 소식을 반겼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국내 플랫폼 사업자들도 ‘수수료 갑질’을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권혁주 한국웹툰작가협회장은 "작가 입장에서는 플랫폼 업체들도 갑이다. 구글·애플이라는 더 큰 갑의 횡포를 막기 위해 플랫폼 업체들과 힘을 모은 것”이라며 "국내 플랫폼들이 글로벌에 진출할 때 작가와의 계약이 불공정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혜숙 의원은 이에 대해 "카카오(035720) 등 국내 플랫폼도 수수료 갑질 문제가 있다"며 "플랫폼이 독점적 지위를 갖게 되면 횡포가 생기는 만큼 국회, 정부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화답했다.
조승래 의원은 "국내에서도 플랫폼 관련 공정 이슈가 있는 만큼 이번 법 통과를 계기로 똑같은 문제 제기가 있을 것"이라며 "국내 플랫폼 사업자도 이 점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