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반도체 M&A' 잇단 태클…삼성·SK '빅딜 전략' 비상

■ 미중 패권전쟁에 '자국주의' 확산

美 GVC-中 홍색 공급망 충돌

'WD+기옥시아' 中 반대 유력

한국 낸드 등 강화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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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덩치를 불리려 인수합병(M&A)에 잇따라 나서는 가운데 고조되는 미중 갈등이 복병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제와 안보 가치를 묶으려는 미국의 공급망(GVC)과 중국의 홍색 공급망이 충돌하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대형 M&A를 모색하는 삼성전자와 낸드플래시 및 파운드리(위탁 생산)를 강화하려는 SK하이닉스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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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시장을 재편하려는 미국의 의지에 따른 웨스턴디지털의 일본 기옥시아 합병 추진이 미중 반도체 전쟁의 또 다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옥시아가 최근 이사회에서 자본 확충 수단으로 거론되던 기업공개(IPO) 논의를 미루면서 합병에 방점이 찍혔다.

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소장은 “기옥시아(옛 도시바 메모리)는 낸드를 가장 먼저 개발한 선행 기술의 강자이고 웨스턴디지털은 공급망과 자금력을 갖고 있다”면서 M&A 성사 가능성을 높게 봤다. 앞서 미국의 화웨이 제재의 여파로 중국향 공급망이 흔들리며 IPO가 연기됐던 기옥시아가 웨스턴디지털과 합병할 경우 삼성전자와 낸드 1위 다툼을 벌이게 된다. 하지만 중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이 높아졌다. 중국은 앞서 지난 2018년 미국 퀄컴과 네덜란드 NXP 간 합병과 2019년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스와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 간 합병도 무산시켰다. 중국 경쟁 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글로벌 M&A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국은 미국 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인수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다. 오히려 중국 자본이 투입된 ARM의 중국 법인 ARM차이나는 본사에서 독립해 사실상 독자 경영에 나서고 있다. 이는 ARM의 풍부한 기술 자산을 활용해 중국만의 독자 설계 능력을 갖추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3년 내 대형 M&A에 나설 계획이지만 미중 갈등의 유탄을 맞을 수 있다. 심규섭 한국무역협회 연구원은 “첨단산업의 기반으로서 반도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각국 간 견제 움직임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홍우 기자·이수민 기자·강해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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