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에 뛰어든 개인들이 급증한 가운데 투자에 유용한 증권 정보를 찾아 나서는 ‘스마트 개미’들이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 불어닥친 강한 유동성에 따른 무차별적인 주가 상승기가 저물고 변동성 확대 속에 개별 기업에 대한 실적 등이 주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에 해외 주식, 대차거래, 배당 내역 등을 전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방문자들이 급증하는 모습이다. 특히 세이브로의 경우 올해는 예년과 달리 해외 주식 정보와 공매도 현황 등에 관한 검색이 크게 늘어 최근 변화된 투자 환경을 엿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의 홈페이지(https://seibro.or.kr)는 322만 200뷰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49만 8,600뷰)에 비해 29% 늘어난 수치로 2년 전인 2019년 같은 기간(217만 9,200뷰)과 비교하면 48%나 급증했다. 특히 올해가 4개월가량 더 남은 상황에서 지난해 전체 기록인 371만 7,800뷰의 87%를 달성한 만큼 페이지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역대 최대 기록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부터 대거 유입된 MZ세대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정보 활용도가 높아진 것이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기존에는 금융, 언론, 학계, 정부 정책 기관 등이 주요 사용자였던 반면 최근에는 뛰어난 정보 습득 능력을 바탕으로 직접 투자 결정을 내리는 일반 투자자의 비중이 점점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영향력은 점점 커지는 추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1월 4일~9월 2일) 코스피와 코스닥·코넥스를 합친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규모는 80조 원을 넘겼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약 52조 원) 대비 54%나 증가한 수치로 올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시장에서 대거 빠져나가면서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빠르게 늘었다. 더 나아가 국내 투자자는 해외 주식 보유액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해외 증시에서의 영향력을 키워 나가고 있다.
세이브로 검색 현황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해외 주식 관련 정보 접속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올해 국내 투자자가 보유한 해외 주식은 약 106조 원(915억 달러)으로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겼다. 이에 해외 주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거래한 해외 주식 정보를 볼 수 있는 ‘해외주식투자톱50’과 전체 해외 주식 투자 현황을 볼 수 있는 ‘외화증권예탁결제’ 페이지는 올해 처음으로 세이브로 내 접속 비중이 순위권에 올랐다. 올해 해외주식투자톱50은 4만 7,390뷰를, 외화증권예탁결제는 3만 4,561뷰를 기록해 각각 12위와 15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해외 주식 관련 페이지의 비중은 1%를 밑도는 수준에 불과했다.
투자자가 돈이나 주식을 빌려 거래하는 대차거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대차거래정보’나 ‘종목별대차거래현황’ 페이지 접속도 늘었다. 지난해 10위를 기록했던 대차거래정보 페이지는 올해 6위까지 순위가 껑충 뛰었다. 투자자들은 통상 주식을 빌려 매도(공매도)한 뒤 낮은 가격에 사서 주식을 상환하려는 수요가 늘어나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에 관련 정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 상장사의 주주총회나 유·무상증자, 배당, 상호 변경 등 전체적인 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금주주요일정’ 페이지는 올해 뷰 수가 11만을 돌파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7만 뷰) 대비 57%나 늘었다. 비중도 지난해 8위에서 올해 5위까지 순위가 올랐다.
반면 기존에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배당 정보가 차지하는 비중은 줄고 있다. 수년째 세이브로 내 비중 3위를 지키고 있는 ‘배당내역전체검색’ 페이지의 비중은 지난해 7.92%에서 올해 5.94%로 감소했다. 또 지난해 5위를 차지했던 ‘배당순위’와 7위 ‘배당내역상세’는 비중이 각각 7위와 9위로 두 계단씩 밀렸다. 계절성이 높은 배당 정보 외에도 다방면으로 투자 정보를 확인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셈이다. 다만 투자 결정에서 발행 회사의 공시 등을 직접 확인하는 등 정보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예탁결제원의 한 관계자는 “국내외 증시 투자자가 증가하면서 세이브로 이용자들도 많아지고 있다”면서도 “세이브로 내 정보는 투자 판단을 위한 것이 아닌 단순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투자 판단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