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탈레반 여성 목숨 건 시위…"교육과 취업의 자유"

국제 엠네스티 "위협 속에서도 침묵을 거부했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3일(현지시간) 여성들이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날 서부 헤라트 이어 이날 카불에서 이틀 연속 여성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AP=연합뉴스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에서 3일(현지시간) 여성들이 권리 보장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전날 서부 헤라트 이어 이날 카불에서 이틀 연속 여성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AP=연합뉴스




탈레반의 정권 장악으로 사회 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들이 이틀 연속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며 권리 보장을 요구했다.



4일 현지 언론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프간 여성 20여 명은 전날 수도 카불 대통령궁 앞에서 교육과 취업 기회, 자유 등을 요구하며 거리 시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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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서부 헤라트에서 여성 50명이 벌인 거리 시위가 카불로 확산한 것이다. 시위대는 "내각에 여성을 포함해달라", "자유는 우리의 모토" 등의 팻말을 들고 거리를 행진했다.

현지 언론은 탈레반 군인이 거리 곳곳에서 총을 들고 순찰하고 있어 시위대에게는 큰 용기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탈레반은 과거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를 앞세워 여성 인권을 억압했다. 여성은 취업, 교육 기회가 박탈됐고 남성 없이는 외출도 할 수 없었다.

새로 정권을 탈취한 탈레반은 과거와 달리 여성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여성 취업은 제한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한 여성은 이슬람 여성 복장인 부르카를 입지 않았다는 이유로 총살을 당했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조만간 발표될 새 정부 내각에도 여성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현지 여성들은 이와 같은 억압에서 벗어나고자 스스로 목소리를 낸 것이다. 탈레반도 이날 시위 현장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성들의 시위에 소셜미디어(SNS)에서도 격려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인권단체인 국제 앰네스티는 트위터에서 "아프간에서 여성의 권리는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들은 침묵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조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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