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껑을 열어 보니 이른바 ‘명낙대전’의 초반 판세는 현재까지 이재명 경기지사로 기울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대전·충남 지역 경선에서 이 지사는 54.81%의 절반을 넘기는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한 데 이어 5일 세종·충북에서도 54.54%로 누적 54.72%로 ‘대세론’에 힘이 실렸다. 2위 이낙연 전 대표와는 2배 가까운 득표율 차이로 이런 추세가 몇 번 더 이어진다면 역전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이낙연 캠프는 오는 12일 1차 슈퍼위크를 비롯해 텃밭인 호남 지역 등을 기점으로 분위기 반전이 충분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예상 밖의 ‘대승’…‘어대명’ 힘 받는다=이재명 캠프 측은 충청권 과반 승리에 대해 예상 밖의 ‘대승’이라고 평가했다. 캠프 관계자는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충청권은 안심할 수 있는 지역은 아니었지만 결국 대세론을 확인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당내 ‘반명’ 성향이 강한 권리당원과 대의원 투표가 첫 공개된다는 점에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기우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충청권은 수도권과 호남을 제외하면 권리당원과 대의원 등의 투표자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민주당 전체 권리당원·대의원 등 투표 총원 72만 544명 가운데 충청권은 7만 6,623명으로 비중에서 10.63%를 차지하고 있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첫 투표함이 향후 판세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일반 국민 선거인단 개표에도 대세론을 흔들 변수는 많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충청 표심은 이 지사가 강했다기보다 이 전 대표가 약했다는 점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캠프 관계자도 “선거인단이 200만 명 정도가 되면 사실상 여론조사와 같이 간다고 봐야 한다”며 “1차 슈퍼위크에서 일반 국민의 지지세도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될 것”이라고 봤다. 현재 민주당은 1·2차에 이어 9월 14일까지 모집하는 3차 선거인단을 포함해 200만 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낙연 ‘결선’ 승부수 남았다=이 지사를 턱밑까지 추격했다고 자신했던 이 전 대표 측은 비상등이 켜졌다. 당장 이 지사의 과반 저지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무엇보다 이 전 대표 캠프 측은 “아직 모른다”는 기대감을 내놓고 “일반 국민 선거인단 개표가 있는 12일 슈퍼위크에서 뒤집기에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피력했다. 특히 28.31%로 권리당원·대의원이 집중된 호남 지역이 이 전 대표의 텃밭이라는 점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전세는 역전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호남 지역 경선은 추석 이후인 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에서 열린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연초부터 캠프 내부에서는 과반 저지가 목표였다”며 “이 지사를 제외한 나머지 후보들의 득표율을 고려하면 내부적인 전망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과반을 저지하는 데 성공하면 후보 단일화와 연대 등을 통해 결선 투표에서는 오히려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호남 권리당원과 대의원의 표심, 선거인단 득표율까지 고려하면 아직은 모른다”며 “국민의힘 유력 주자들의 지지율 변화에 따라 호남 민심이 달라질 수 있어 이달 말 호남 경선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