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가점 확대 '청약제도'…30대 '패닉바잉' 불렀다

8·2대책서 가점 적용비율 대폭 늘린 후

추첨 당첨 비중 58%→3.9% '급감'

"추첨제 확대 등 청약제도 개편해야"

/연합뉴스/연합뉴스




2017년 8·2대책 후 서울 청약시장의 추첨제 당첨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가점제 비중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청약시장에서 30대 및 1·2인 가구의 당첨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었고 이로 인해 ‘패닉 바잉’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7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청약 당첨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지역 청약당첨자 8,969명 중 추첨제를 통한 당첨자는 348명(3.9%)으로 나타났다.

서울 지역 추첨제 당첨자는 2017년 8·2대책을 이후 급격히 줄어드는 모습이다. 정부는 8·2대책을 통해 전용면적 84㎡ 이하 민영주택에 대해 100% 가점제를 적용하는 등 가점제 적용 비율을 크게 늘렸다.




2016년 서울 지역 청약 당첨자(1만 5,652명) 중 일반공급 추첨제 청약 당첨자는 9,092명(58.1%)으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8·2대책이 발표된 2017년에도 40.2%(1만 7,293명 중 6,950명)로 절반 가까운 비중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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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8·2대책 이듬해인 2018년과 2019년에는 청약당첨자 추첨제 비중이 15.5%(1,416명), 19.8%(2,737명)로 10%대로 떨어졌고, 2020년에는 3.9%까지 급감했다. 올해도 6월까지 청약 당첨자 1,615명 중 112명만이 추첨제로 당첨돼 한 자릿수(6.9%) 비중을 보이고 있다.

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전체로 범위를 넓혀 봐도 2016년에는 전체 청약 당첨자 13만 3,135명 중 추첨제 당첨자가 8만 460명(60.4%)이었지만, 2020년에는 38.6%(3만 9,553명), 2021년에는 23.4%(1만 308명) 등으로 크게 줄어들고 있다. 가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청약 당첨자 연령대도 높아지는 추세다. 서울시 일반공급 청약 당첨자의 평균연령은 2016년 42.4세에서 2021년 46.9세로 높아졌다. 반면 30대의 당첨 비중은 2016년 37.9%, 2017년 41.3%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1.1%로 크게 줄어들었다.



가족이 많은 40대 이상 장년층에 유리한 가점 경쟁 중심으로 청약시장이 재편되면서 30대 및 1·2인 가구는 자연스럽게 경쟁에서 밀려나게 됐다. 이로 인해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젊은 층이 기존 아파트의 추격 매수에 적극 매달리면서 주택시장의 상승세를 더욱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천 의원은 “특별공급 청약 당첨도 기대하기 어려운 1·2인 가구, 30대 등은 기존 주택 추격 매수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추첨제 확대를 포함한 근본적인 청약제도 개편을 통해 실수요자들의 불안 심리를 잠재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진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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