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숨겨진 태양광이 발전 부담 줄인다더니...7월 전력 거래량 역대 최고

7월 5만357GWh로 15% 급증

정부, 年 1% 상승 예상 빗나가

원전은 정비 영향 발전량 줄어

LNG 등 화석연료 발전 되레 쑥





열돔 현상 등에 따른 폭염으로 올 7월 전력 거래량이 역대 월간 기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정부는 지난달 전력 시장에 참가하지 않은 태양광 관련 전력구매계약(PPA) 및 자가발전 덕분에 전력 시장 내 수요를 분산시켰다고 밝혔지만 전체 전력 수요는 정부 예상치를 가파르게 뛰어넘어 매달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기후나 날씨 등에 크게 좌우되는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한 화석연료 기반 발전 가동이 급증하는 등 국내 전력 시장이 ‘탄소 중립’ 이슈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7일 전력거래소의 전력 거래량 통계에 따르면 올 7월 전력 거래량은 5만 357GWh를 기록하며 종전 최대치인 5만 331GWh를 뛰어넘었다. 특히 지난해 7월 전력 거래량인 4만 3,748GWh와 비교하면 1년 새 무려 15.1%가 늘었다. 올여름 여느 때 대비 일찍 찾아온 폭염으로 냉방 수요가 늘어난 데다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주요 산업 단지의 가동이 본격화하며 전력 수요가 급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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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전력 수요 급증 현상은 갑작스러운 한파가 몰아닥친 올 1월에도 발견할 수 있다. 올 1월 전력 거래량은 4만 9,893GWh로 전년 동기인 4만 7,037GWh 대비 6.07%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9차 전력수급계획’을 통해 오는 2034년까지 연평균 전력 수요 상승치를 1.0%로 예상했지만 올해 전력 수요는 이 같은 정부 예상치를 가볍게 뛰어넘었다.

신재생 발전 설비 확대에도 불구하고 액화천연가스(LNG)나 유연탄과 같은 화석연료 의존도가 되레 증가하는 모습도 발견된다. 올 7월 유연탄 발전 전력 거래량은 2만 147GWh를, LNG 발전 거래량은 1만 5,270GWh를 각각 기록해 전체 전력 거래에서 이들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비중만 72.7%에 달한다. 반면 지난해 7월 유연탄 발전 전력 거래량은 1만 7,696GWh를, LNG는 1만 65GWh를 각각 기록해 이들 연료가 전체 발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3.1%에 그쳤다.

올 7월 LNG나 석탄 발전이 늘어난 것은 원자력발전이 줄어든 반면 신재생 발전 비중이 늘어난 것과 관련이 깊다. 올 7월 원전 발전 거래량은 1만 1,704GWh로 전년 동기의 1만 3,069GWh 대비 되레 줄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원전 정비 기간이 이전 정부보다 두 배 이상 길어진 데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늑장 승인 등으로 올여름 몇몇 원전의 정비 기간이 겹치면서 제대로 발전을 못 한 탓이다. 여기에 신재생 발전 거래량이 지난해 7월 1,653GWh에서 올 7월 2,154GWh로 대폭 늘어나며 이를 보완해줄 석탄이나 LNG와 같은 화력발전 가동이 늘었다. 실제 태양광발전의 경우 태양 고도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바뀌기 때문에 이 같은 변동성을 메워주기 위해 기타 발전원이 발전량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발전량이 넘치거나 모자라게 돼 ‘블랙아웃(대정전)’이 발생한다. LNG 발전의 경우 가동 후 1시간 이내에 발전량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으며 석탄발전 또한 6시간 이내에 최대 발전이 가능해 이들 발전은 신재생 발전 과속 보급 정책에 발맞춰 오히려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물론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이 같은 신재생의 변동성 문제를 보완할 수 있지만 ESS 설치 비용이 상당한 데다 화재 우려 등으로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은 2022년부터 2년간 1조 1,20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1,265MWh 용량의 ESS를 구축해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에 대응한다는 방침이지만 급증하는 신재생 발전의 변동 폭을 제어하기에는 한계가 명확하다.


세종=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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