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210만 네이버·카카오 주주 '비명'...'규제 쇼크' 딛고 반등할까

여당 독점규제 시동·핀테크 사업 제동에

8일 네이버·카카오 시가총액 12조 증발

'韓 플랫폼 기업 옥죄기 시작되나' 공포

"실질적 영향 대비 투자자 우려 과도해"

"소상공인-플랫폼 협력 타개책 찾아야"





정부·여당이 플랫폼 기업 규제에 대한 운을 떼면서 카카오와 네이버(NAVER)의 주가가 폭락했다. 규제로 플랫폼 기업들이 그려가던 큰 그림에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면서 외국인투자가 중심의 투매가 발생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규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펀더멘털 훼손에 대한 불안이 과도하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시장에서 카카오는 전일 대비 10.06% 급락한 13만 8,500원, 네이버는 7.87% 떨어진 40만 9,5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는 지난 2012년 10월 이후, 네이버는 2015년 7월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이날 하루 동안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가총액이 각각 6조 8,930억 원, 5조 7,490억 원이 증발했다. 비대면 트렌드의 확산으로 고공 행진하던 주가에 급제동이 걸리면서 카카오와 네이버에 투자한 210만 명(카카오 154만 명, 네이버 56만 명)의 개인투자자는 비상이 걸렸다.

전일 이들을 집중 내다 판 주체는 외국인이었다. 전일 외국인은 카카오와 네이버를 각각 4,320억 원, 2,280억 원어치를 순매도했고, 기관도 각각 1,944억 원, 1,204억 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규제 칼날’ 플랫폼 기업 겨냥할까…투심 급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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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과 정부의 협공에 국내에서도 플랫폼 기업 옥죄기가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전일 시장을 휩쓸었다. 지난 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카카오 성공 신화의 이면에는 무분별한 골목 상권 진출, 시장 독점 후 가격 인상과 같은 시장 지배의 문제가 숨어있다"면서 헤어샵, 퀵 서비스, 대리운전 등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여기에 금융 당국이 네이버와 카카오의 금융 플랫폼 서비스 일부를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중개 행위로 판단해 시정을 요구하면서 핀테크 사업에서도 차질을 생겼다.

"펀더멘털 훼손 우려는 지나쳐…주가 우상향에 무게"

소상공인과의 마찰, 무리한 유료화 추진 등으로 카카오에 대한 민심이 흉흉해지면서 플랫폼 업체가 규제의 칼날을 직면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평가가 많다. 다만 현재 수익을 창출하고 주식 시장에서 핵심 투자 포인트가 돼 왔던 부분은 골목상권과 관련성이 적은 커머스·콘텐츠·광고 등이기에 규제가 현실화 돼도 실제 기업이 입을 타격은 미미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한 핀테크 사업과 관련한 조치도 해당 사업을 막는 것이 아니라 중개업 인허가를 받고 사용자에게 이를 고지하라는 경고이기에 방식을 달리해 사업을 지속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력 사업 대부분은 골목 상권과 크게 연관이 없으며 실제 규제로 이어진다고 해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될 것”이라며 “카카오페이는 증권·보험·대출 주선 등에 대한 인허가를 보유하고 있으며 네이버파이낸셜 매출의 95%는 간편 결제에서 나오는 구조라 정부의 결정이 끼치는 실질적 영향은 적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날 10%가 넘는 주가 하락은 과도한 우려라고 판단하며 국내 플랫폼 업체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규제 방향성은 예상 어려워…"상생 방안 모색해야"

향후 나올 수 있는 규제의 방향성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도 예측이 어려운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대형마트 규제와 같은 요일, 시간대 별 이용 제한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지만 일방적으로 한 쪽을 틀어막는 해결책보다는 윈윈할 수 있는 극복 방안을 찾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가보지 않은 새로운 분야이기에 앞으로 어떤 규제가 나올 수 있을지 예상이 어렵다”며 “다만 비대면 문화 확산으로 영업 방식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이기에 소상공인과 플랫폼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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