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불교 화엄사상의 역사를 만나다…'지리산 화엄사' 특별展

조계종 제19교구본사 전남 구례군 화엄사 문화유산 수백점이 서울 나들이에 나선다. 백제 때부터 조선 시대를 거쳐 근현대까지 한국 화엄사상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다.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은 '화장(華藏) 지리산 대화엄사' 특별전을 오는 14일부터 11월14일까지 두 달간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매년 한 차례씩 열리는 교구 본사 특별전의 네 번째 전시다. 화엄사를 비롯해 소속 말사가 보유한 국보 2건과 보물 9건, 유형문화재 2건 등 총 140건, 265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역대급 전시다.

지리산 반야봉과 노고단 자락의 남쪽 기슭에 자리한 화엄사는 544년(백제 성왕 22) 인도의 스님 연기조사에 의해 창건된 천년 고찰이다. 화엄종주인 의상(625~702) 대사가 화엄의 가르침을 전파했다는 화엄십찰 가운데 한 곳인 만큼 한국 불교의 화엄 사상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문화유산이 전해지고 있다.

전시는 시대별로 나눠 총 4부로 구성됐다. 대표적인 전시물은 그동안 일반에 공개되지 않던 화엄사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국보)의 복장유물이다. 최근 발견된 복장유물을 통해 목조비로자나삼신불좌상이 1630년께 임진왜란으로 페허가 된 화엄사를 재건하면서 봉안된 사실 등이 기록으로 확인됐다. 화엄사 비로자나삼신불좌상은 지난 6월 보물에서 국보로 승격됐다.





통일신라와 조선 시대 문화재로는 화엄사 대웅전 비로자나삼신불회도(보물)와 화엄사 서오층석탑(보물), 동오층석탑의 사리장엄구(보물), 서산대사와 벽암대사 가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1만4,000여점이 넘는 조각편으로 전해지는 화엄석경(보물)과 두 차례나 도난 당한 뒤 동국대박물관에서 보관 중인 백자 청화'홍치2년'명 송죽문 항아리(국보)도 전시에 합류한다.



특별전에는 화엄사의 주요 말사인 구례 천은사의 금동불감(보물), 여수 흥국사 십육나한도(보물), 곡성 태안사 청동대바라(보물), 곡성 서산사 범종(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순천 동화사 삼층석탑 사리장엄구도 함께 전시된다.

불교중앙박물관은 “화엄사는 1,500여 년의 역사를 이어오고 있는 천년 고찰로 아름다운 풍광과 수많은 문화유산이 어우러진 한국을 대표하는 아름다운 사찰”이라며 “다양한 불교 문화재를 통해 근현대 화엄사 스님들의 수행과 교화를 위한 노력을 느낄 수 있는 자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