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기준 연료비' 1년새 50%↑…전기료 폭탄 예고

탈원전에 LNG수요 늘며 가격 급등

지난달 전력거래액도 17% 치솟아

4분기 전기요금 단가 상승 불가피






탈원전에 기반한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으로 값비싼 액화천연가스(LNG)발전이 늘어나며 연료비의 기준이 되는 계통한계가격(SMP)이 1년 새 50% 가까이 껑충 뛰었다. 발전 변동 폭이 큰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LNG발전의 역할이 커지고 있어 오는 23일 4분기 전기요금 인상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SMP는 발전 가격이 싼 순서대로 가동시켜 예측된 전력 수요를 충족할 때, 마지막 발전기의 발전 가격을 말한다. 다시 말해 가장 비싼 발전 가격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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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SMP는 1㎾h당 94원 7전을 기록해 전년 동월(1㎾h당 63원 1전) 대비 무려 49.7%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체 전력 거래 금액을 전력 거래량으로 나눈 평균 정산 단가는 1㎾h당 98원 50전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3% 늘었다.

이 같은 SMP 및 평균 정산 단가 상승은 LNG 가격 상승 및 관련 발전 증가와 관련이 깊다. SMP는 원자력·석탄·LNG 등 주요 발전원 중 특정 시간대에 가장 발전 단가가 높은 연료원을 기준으로 하며, 평균 정산 단가는 주요 연료원의 SMP에 ‘정산조정계수’ 등을 적용해 정해진다. 지난달 기준 LNG의 1㎾h당 정산 단가는 141원 90전으로 40원인 원자력의 3배 이상임에도 LNG 전력 거래량은 1만 3,489GWh로 원자력 전력 거래량(1만 2,140GWh) 대비 높다. 값싼 발전기를 우선 선택하지만 한국전력도 전력 수요가 높을 때는 값비싼 LNG 수요가 늘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들어 보급이 빠르게 늘어난 신재생에너지가 SMP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재생에너지는 전력 수요에 맞춰 탄력적 발전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SMP 산정 시 포함되지 않는다. 오히려 신재생에너지의 발전 변동량에 따른 전력망 부담을 낮추기 위해 발전 요청 시 1시간여 만에 발전이 가능한 LNG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신재생에너지의 단점을 보완할 에너지저장장치(ESS) 보급이 비용 및 화재 문제로 주춤하다는 점에서 신재생발전 증대가 되레 SMP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SMP 가격 상승에 더해 지난달 전력 거래량까지 전년 동기 대비 1.1%가량 늘어 4만 8,200GWh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전력 거래 금액은 전년 동월(4조 393억 원) 대비 무려 17.6% 증가한 4조 7,486억 원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전력 거래액 급등은 탈원전 정책과 관련이 깊다. 지난 2015년 수립된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신한울 1호기, 신한울 2호기, 신고리 5호기는 이미 가동 중이어야 하지만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따른 가동 허가 지연 등으로 내년 이후에나 순차 가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SMP 상승에 앞서 연료비의 고공 행진은 하반기 전기요금과 도시가스요금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1일부터 적용되는 전기요금은 6~8월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를 토대로 결정되는데 이 기간 연료비는 상승했다. 전력용 유연탄은 올 초 톤당 90달러 안팎에서 5월에는 123달러까지 올랐고 그 뒤로도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LNG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국제 유가(두바이유)도 올 1분기 배럴당 60달러에서 2분기 67달러로 올랐다. 물가 상승에 15개월째 묶어두고 있는 도시가스요금 인상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도시가스 소비자 요금 역시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내내 가파르게 상승한 유가로 인해 LNG 가격이 올랐음에도 정부는 9월 주택용·일반용 도시가스요금을 동결했다. 지난해 7월 평균 13.1% 인하한 후 15개월째 동결했다. 5월에도 유가 및 환율 변동으로 5.5%(도매 요금 기준)의 요금 인상 요인이 발생했으나 요금에 반영하지 않았다. 가정 난방용이나 식당 등 영세 업종, 택시 연료 등에 많이 쓰여 ‘서민 연료’로 불리는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국내 LPG 수입사들은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 연속 LPG 공급가격을 올렸고 국제 가격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만큼 10월에도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세종=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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