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 학생에게 ‘속옷 세탁’ 숙제를 내고, 성적으로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해 물의를 빚은 교사가 낸 파면 취소소송이 기각됐다.
울산지법 행정1부(정재우 부장판사)는 A씨가 울산시교육청을 상대로 제기한 파면 처분 취소소송을 기각했다고 17일 밝혔다.
울산지역 한 초등학교 교사이던 A씨는 2020년 4월 학생 20여 명에게 속옷 세탁 과제를 내준 뒤 학급 SNS에 수행 사진을 올리게 하고, 아동의 얼굴이 그대로 노출된 사진을 동영상으로 편집해 SNS에 올려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학생들이 속옷을 세탁하는 사진이 올라오자 ‘분홍색 속옷. 이뻐여’, ‘이쁜 속옷(?) 부끄부끄’ 따위의 댓글을 달았고,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
A씨는 학생 뿐만 아니라 동료 교사에게도 ‘머리를 묶어야 섹시하다’, ‘오빠랑 살자’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여교사의 엉덩이를 발로 차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청와대 게시판에는 A씨를 파면해 달라는 글이 올랐고, 1개월 만에 22만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결국 울산시교육청은 지난해 6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A씨를 파면했다.
겸직과 영업 금지를 위반해 개인적으로 52명을 지도해주고 2,800여만원을 받은 것도 징계 사유가 됐다.
A씨는 학생을 성적 대상화하려는 의도가 없었고, 동료 교사에게도 농담했을 뿐이어서 징계가 부당하다는 취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 언행은 보통 사람이 성적 굴욕감이나 불쾌감을 느끼기에 충분하고 자신이 교사인 것을 알 수 있는 블로그 등에도 성적 음담패설을 올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교원 품위를 손상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앞서 제자들에게 속옷 숙제를 내주고 부적절한 언행을 한 것과 관련한 형사사건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 성폭력 치료강의 40시간, 아동청소년 관련시설 취업제한 5년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