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16일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자 1차 방송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권욱 기자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윤석열 후보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을 과잉 수사했다’는 발언으로 야권과 여론의 뭇매를 맞자 “생각을 바꾸겠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하지만 경쟁 주자들이 해당 발언으로 자신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는 불쾌감을 표했다.
홍 후보는 17일 밤 페이스북에 “국민이 아니라고 하면 제 생각을 바꾸겠다고 천명했다. 그게 민주주의고 집단 지성이다”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조국 수사에 대한 제 평소 생각도 고집하지 않고 바꾸겠다”며 “국민 생각에 역행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지도자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홍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자 1차 TV 토론회에서 하태경 후보가 “조국 수사가 잘못됐느냐”고 묻자 “잘못된 게 아닌 과잉수사를 했다.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목표가 조국 퇴진이다 보니 (윤 후보가) 집요하게 조국 동생을 구속하고 사촌, 딸 문제도 건드렸다. 정치 사건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야권과 경쟁 주자들 사이에서는 홍 후보 발언에 대한 거센 반발이 터져나왔다.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사쿠라홍’, ‘표를 위해 양심을 판 홍준표는 조국당으로 가라’는 등 홍 후보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왔다.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이 자주 쓰는 구호인 ‘조국 수호’에 홍 후보의 성을 붙인 ‘조국수홍’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유승민 후보는 페이스북에 “조국 사건은 부인과 동생까지 모두 불법을 저지른 일”이라며 “부부가 범법자인데 '1가구 1범죄'만 처벌해도 된다는 생각의 근거가 무엇인지 이해가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최재형 후보도 “(홍 후보가) 실언을 한 것”이라며 “가족 중에 대표자만 구속한다는 논리는 적어도 조국 사건에 적용할 것은 아니다”며 말했다.
다만 홍 후보는 18일 페이스북에서 “탄핵 당시 당을 쪼개고 나갔던 후보들이 꼭 2012년 대선 때 이정희씨를 연상시키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정도(正道)로 하자”고 주장했다. 특히 하 후보에 대해서는 “당을 쪼개고 나갔을 때는 자유한국당을 해체하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