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여성 존중 하겠다더니... 탈레반, 여성 공무원에 출근 금지령

여성 화장실 근무자 등에만 예외적 허용키로

국제사회, 인권탄압 현실로 정권 인정 어려워

지난 14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 탈레반의 명령으로 군 관사에서 쫓겨나게 된 주민 수천 명이 시위행진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지난 14일(현지시간)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서 탈레반의 명령으로 군 관사에서 쫓겨나게 된 주민 수천 명이 시위행진을 벌이고 있다./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이 수도 카불의 여성 공무원에게 출근 금지령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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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 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카불의 신임 시장인 함둘라 노마니는 “탈레반은 여성이 당분간 일을 멈출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여성 공무원에게 집에서 머물 것을 지시했다. 다만, 여성 화장실 환경미화원 등에 대해서만 예외적으로 출근을 허용하기로 했다. 노마니 시장은 출근하지 않더라도 여성 공무원에게 급여는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카불시의 지방공무원 3,000명 중 약 3분의 1은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의 고위인사인 와히둘라 하시미는 이에 앞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여성과 남성은 같이 일할 수 없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이번 조치는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탈레반의 성 차별 정책 중 하나로 평가된다. 탈레반은 대변인 성명 등을 통해 여성을 존중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성 인권을 탄압하는 행위가 곳곳에서 자행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주요 대학에서는 남녀가 함께 수업을 받을 수 없도록 교실 내 가림막을 설치하는가 하면 여성에게 전신을 가리는 ‘부르카’ 착용을 강요하고 있다. 인권 존중을 요구하는 아프간 여성들의 시위에 대해선 채찍과 몽둥이를 휘두르며 강경 진압하기도 했다.

탈레반 정권은 미국의 철수에 적극 협조한 만큼 국제사회에 정부로 인정해달라고 최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보편적 인권을 탄압하고 있는 현실 등을 고려해 탈레반 정권을 공식 인정하긴 어렵다는 기류가 강하다.


곽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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