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슈뢰퍼 페이스북 최고기술책임자(CTO)가 8년 만에 물러난다. 페이스북의 AR·VR 및 하드웨어 부문 수장인 앤드류 보스워스가 차기 CTO로 임명되면서 페이스북이 인공지능(AI)에서 증강현실(AR)·가상현실(VR)로 무게 중심을 옮길 것으로 보인다.
22일(현지 시간) 미 경제방송 CNBC 등에 따르면 슈뢰퍼 CTO는 페이스북에 사의를 표명했다. 슈뢰퍼는 개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13년 간 페이스북에 몸담은 뒤 CTO 자리에서 물러나고 바통을 내년 중 보스워스에 넘겨주기로 했다”며 “오래 머물며 최대한 인수인계가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당분간 파트 타임 고문으로 일하며 자선 활동을 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슈뢰퍼는 2008년 페이스북에 합류한 후 2013년부터 CTO를 맡아 페이스북의 기술 분야를 총괄해왔다. AI 전문가인 그는 페이스북의 고질적인 문제로 제기돼온 유해 게시물 차단 등을 위해 AI 알고리즘을 개발해 페이스북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한다는 미션을 맡았다. 슈뢰퍼가 물러나게 된 데는 최근 페이스북이 영향력 있는 인사들을 선별한 뒤 게시물 자동 삭제 규정에도 예외를 줬다는 ‘X-체크’ 프로그램 등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서 미국 당국의 전방위적 규제 대상이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페이스북은 보스워스를 차기 CTO로 임명하면서 AR·VR을 비롯한 메타버스 공간의 영향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보스워스는 현재 페이스북 내 AR·VR 연구 부서인 ‘페이스북 리얼리티 랩’을 이끌면서 이달 초 스마트 글래스 ‘레이밴 스토리스’를 공개하기도 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가상공간 경험이 인터넷 공간에서의 사용자 참여를 위해서 더욱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며 페이스북의 향후 성장동력으로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