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나노 공정 시대를 넘어 옹스트롬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월 인텔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 펫 갤싱어 최고경영자(CEO)가 새로운 수장으로 선임되면서 ‘기술의 인텔’을 보여주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인텔은 올 3월, 7월과 8월 온라인 행사를 통해 파격적인 미래 기술 로드맵을 공개했다. 기술 발표는 1월 새롭게 인텔 CEO로 선임된 겔싱어 CEO가 맡았다. 그는 발표 때마다 “인텔이 돌아왔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30년 이상 쌓은 기술 노하우로 ‘무어의 법칙’을 이어간다는 포부다.
특히 겔싱어 CEO는 올 3월 공개한 ‘IDM 2.0’ 전략에서 자사 중앙처리장치(CPU) 공정 기술은 물론 칩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사업까지 재개한다는 파격적인 발표로 반도체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때 그가 언급한 내용이 옹스트롬(A·100억분의 1m)이다. 그는 2나노미터(㎚·10억분의 1m)격인 20A 공정을 오는 2024년 도입하고 2025년에는 1.8나노 격인 18A 공정으로 트랜지스터를 생산해 기존과 다른 차원의 반도체 공정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첨단 트랜지스터 구조인 ‘리본펫’, 반도체 내 전력 공급 장치인 ‘파워비아’ 등을 인텔의 최첨단 공정으로 만들 예정이다.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 기술인 하이-NA EUV 장비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인텔에 들여놓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주 두 개 신규 반도체 공장 신설을 위해 200억 달러(약 24조 원)를 투입한다. 유럽 반도체 고객사를 겨냥해 800억 유로(약 110조 원)를 투자, 첨단 반도체 공정을 글로벌 시장에서 구현할 계획이다.
인텔 관계자는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구축과 함께 파운드리 서비스 액셀러레이터 등 혁신적인 소프트웨어, 업계를 선도하는 패키징 공정으로 고객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세계 최대 반도체 고객사와의 협업도 시작됐다. 글로벌 칩 설계 업체 퀄컴과 20A 공정 파운드리 생산을 위해 협력 중이며 아마존은 인텔 패키징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권명숙 인텔코리아 사장은 “세계적인 수준의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로 가능한 모든 분야에서 리더십 제품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