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손발 뒤로 묶은 채…'새우꺾기' 고문한 외국인보호소

헬멧 씌우고 박스테이프 이용해 고정시키기도

보호소 측 "자해·폭력 막기 위한 조치" 변명에

변호사 "가혹행위 직전에 자해나 난동 없었다"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된 외국인이 두 팔과 다리를 등 쪽으로 묶는 일명 '새우꺾기'로 불리는 가혹행위를 수차례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합뉴스=사단법인 두루 제공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된 외국인이 두 팔과 다리를 등 쪽으로 묶는 일명 '새우꺾기'로 불리는 가혹행위를 수차례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합뉴스=사단법인 두루 제공




외국인보호소에 수용된 외국인이 특별계호 처분으로 독방에 갇혀있는 동안 일명 '새우꺾기'로 불리는 가혹행위를 수차례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또 특별계호 처분 과정을 기록한 통고서를 허위로 작성했다는 의혹도 나왔다. 수용자에게 특별계호 처분을 하려면 사유를 설명하고 의견 진술 기회를 보장하는 절차를 거쳐 관련 기록을 통고서로 보관해야 하지만 작성을 미루고 있다가 한꺼번에 처리했으며 통고서 일부 내용들이 CCTV와 다르다는 주장이다.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사단법인 두루,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은 29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모로코 국적 A씨가 6월께 경기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당한 가혹행위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보호소가 아니라 교도소에서조차, 어떤 극악무도한 범죄를 저지른 범죄자에게도 이런 고문을 상습적으로 가하지 못한다"며 법무부와 보호소 측을 규탄했다.

관련기사



A씨 대리인단에 따르면 2017년 10월 난민신청을 위해 한국에 온 A씨는 난민신청자(G-1-5) 자격으로 체류하다가 자격 연장을 놓쳐 지난 3월 강제퇴거명령을 받고 외국인보호소에 구금됐다. A씨는 열악한 처우 개선과 병원 진료 등을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항의를 시작했다. 이에 보호소 측은 3월 24일부터 12차례 특별계호 명목으로 A씨를 독방에 구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대리인단을 통해 "난동을 부린 것은 인정하지만 그것은 내가 겪은 부당한 폭력에 대항하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면서 "폭력을 방조하고 은폐하는 이곳을 화성 관타나모(테러범을 고문하기로 악명 높은 미국의 수용소)라고 불러야 한다"고 전했다.

지난 6월 8일과 10일 이뤄진 가혹행위는 피해자 대리인단이 증거보전신청으로 확보한 CCTV 영상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영상들은 화성보호소가 CCTV 보존연한 도과로 삭제됐다며 제출하지 않았다. 6월 10일 가혹행위 도중에는 보호소 직원들이 A씨에게 헬멧을 씌우기도 했다. A씨가 버둥거리며 헬멧을 벗으려고 하자 직원들이 다시 들어와 박스테이프와 케이블타이로 머리에 고정시키는 모습이 CCTV에 담겼다. 보호소 측이 이는 자해와 폭력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자 이한재 변호사는 "CCTV로 확인한 결과 6월 8일과 10일 가혹행위 직전에는 자해나 난동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주희 인턴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