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빌바오 네르비온강에 하룻밤새 거대한 여성의 얼굴이 둥둥 뜬 채 발견돼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네르비온강에 등장한 이 조형물은 멕시코의 초현실주의 예술가 루벤 오로즈코의 예술작품으로 작품명은 '비하르(bihar)', 우리 말로 '내일'을 의미한다. 조형물은 마치 여성이 익사하는 모습처럼 얼굴만 드러낸 채 강에 잠겨있었고, 강의 높이에 따라 얼굴이 드러나거나 수면 아래로 잠겨 기괴함을 더했다.
무게만 120㎏에 달하는 이 조형물은, 지난 23일 밤 배에 실려 강 한가운데 설치됐다. 사람과 아주 흡사한, 무표정한 얼굴에 빌바오 시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작가는 마치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듯한 위태롭게 떠 있는 여성의 얼굴을 통해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로 인류 전체가 가라앉거나 떠있게 할 수 있음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오로즈코는 "사람들의 선택에 따라 우리의 후손들이 물에 잠겨 살 것인지 고개를 내밀고 살 것인지를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작품은 네르비온 강의 수위에 따라 완전히 잠기기도, 얼굴을 드러내기도 한다. 시민들은 한밤중 느닷없이 등장한 조형물에 놀랐지만 작품의 의미를 알게 된 이후에 얼굴이 전달하는 의미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