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구상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다.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161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부산·울산·경남 민심을 일찌감치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출신 경남도지사와 부산시장이 모두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중도에 물러난 상황에서 대선 직후 이어질 지방선거까지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 민주당지도부는 30일 경남 창원컨벤션센터(CECO)에서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 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합동추진단 회의를 열었다. 특위 위원장은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이 맡는다. 민주당 부·울·경 메가시티 특위는 지난 8월 당내 설치된 ‘부산·울산·경남 미래전략추진위원회’가 확대 편성된 것이다. 송 대표는 지난 7월 30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부산(오거돈 전 부산시장)과 경남(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에 지자체장 공석이 생긴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 공백을 메꿔 부·울·경 메가시티 비전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미래전략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송 대표는 부·울·경 메가시티가 지방분권 정책의 핵심임을 강조하며 지방 숙원 사업 추진을 약속했다. 송 대표는 “지방 소멸의 위기다. 이런 상태로 가면 지방이 아예 없어질 것”이라며 “이것을 극복하기 위한 잠재력이 있는 곳이 부·울·경 메가시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천 국제공항이 수도권의 관문 역할을 했듯 가덕도 공항을 통해 부·울·경 메가시티의 힘이 다시 태어날 것”이라며 “가덕도 신공항을 완성해 부·울·경을 하나로 연결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당이 총력을 다해 2030 엑스포 부산 유치를 지원하고 서부고속도로 조기 착공을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특위 출범식에서 김 전 해수부 장관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김 전 해수부 장관은 오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도 부산시장 후보로 출마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겨뤘다.
송 대표는 “김 전 해수부 장관을 생각하면 이순신 장군이 떠오른다”며 “원균의 칠천량 해전 패배 이후 이순신 장군은 12척의 배로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끌었다”며 언급했다. 그는 “1조 3,000억원의 선박 금융을 통해 세계적이 해운사 머스크에 1만 8,000TEU급 배를 20척이나 만들어준 박근혜 정부가 4,000억원을 지원해주지 않아 한진해운이 파산했다”며 “김 전 해수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을 설득해 8조원의 해양발전기금을 조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2만 4,000TEU급 선박 12척을 건조해 HMM 현대상선을 살렸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김 전 해수부 장관이 적시에 신의 한 수를 뒀다”며 “이때 기금을 조성하지 않았다면 국내 조선산업과 해운업 모두 힘들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해운 화물량이 늘며 수출을 하려 해도 배가 없는데, 기금을 조성하지 않았다면 우리가 해외 선사에 사정해야 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부산·울산 ·경남 특별위원회 합동추진단 회의에는 송 대표, 김영배 최고위원 등 지도부와 박재호 부산시당 위원장 등 부·울·경 지역 의원들 뿐 아니라 이병진 부산시 행정부시장, 박종원 경상남도 경제부지사, 장수완 울산시 행정부시장도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