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이 기업공개(IPO) 일정을 공식화하며 내년 코스피 시장의 1호 IPO ‘빅샷’ 자리를 예약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엔지니어링의 주요 주주로 있어 회사의 시가총액이 1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평가가 벌써부터 제기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30일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기관 수요예측 등 본격적인 공모에 앞서 상장사로서 자격을 갖췄는지 심사를 받는 것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우량 기업에 대해 상장 심사 기간을 단축시켜주는 ‘패스트 트랙’ 제도를 활용하게 돼 심사 기간이 보통 45영업일에서 20영업일로 줄어들게 됐다. 거래소의 상장 심사가 완료되면 오는 11월쯤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여 일정을 최대한 당기면 연내 상장도 가능하지만 기관들의 자금 사정을 고려할 때 수요예측과 일반 공모 등을 거쳐 내년 1~2월 코스피 무대에 오르는 일정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 사업과 아파트 건설 등 건축 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3조 5,795억 원에 영업이익은 2,103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7조 1,884억 원, 영업이익 2,587억 원을 각각 올렸다. 올 들어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돼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상장 이후 현대엔지니어링의 시가총액이 10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상장이 향후 현대차그룹의 지배 구조 개편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정 회장의 엔지니어링 지분율이 11.72%에 달해 이를 지렛대 삼아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을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8년 한 차례 지배 구조 개편을 추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 회장이 엔지니어링 공모 과정에서 구주 매출에 나설지도 관심거리다.
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장 일정 및 공모 가격 수준이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현대엔지니어링이 연말연시 기관과 일반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KB증권·골드만삭스가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