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이재영·이다영(25) 쌍둥이 자매가 그리스 여자배구팀 PAOK 테살로니키로의 이적이 확정된 가운데 미국 매체 CNN이 한국의 반응을 집중 조명했다.
CNN은 1일(현지 시각) “지난 2월 이재영, 이다영은 학교 폭력 의혹에 휘말렸고, 소셜미디어 계정으로 공개 사과했으나 사과문은 삭제됐다. 이후 피해자들에게 사과하겠다고 했으나 7월 KBS와의 인터뷰에서 피해자들 주장에 일부 허위 사실이 있다며, 명예훼손으로 고소한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CNN은 “학폭 논란 혐의로 국가대표와 구단(흥국생명)서 제명된 지 몇 달 만에 그리스 클럽 PAOK로 이적했다”며 비교적 구체적으로 일련의 사태를 적었다.
특히 CNN은 흥국생명이 지난 6월 둘의 선수 등록을 시도하자 팬들이 트럭 시위를 하며 반대했고, 결국 구단이 이들을 자유신분선수로 풀었다는 내용도 전했다.
대한배구협회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배구 계에 심각한 피해를 주거나 대중적 논란을 일으킨 선수에 대한 국제 이적을 제한한다는 자체 규정에 따라 국제배구연맹과 그리스 클럽이 주장하는 (쌍둥이의) 이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PAOK 구단은 두 선수 이적에 대한 CNN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CNN은 “이적은 성사됐지만 피해자로 추정되는 여성이 한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학폭 논란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들이 그리스로 향하는 것이 무기력하게 느껴졌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 이 소식이 전해지자 ‘진심으로 사과하기가 그렇게 어렵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다른 팬들은 ‘그냥 돌아오지 못하게 막으면 안 되냐’고도 했다”고 전했다.
앞서 대한배구협회는 이들에 대한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거부했다. 협회 규정에 따르면 대한올림픽위원회(KOC), 협회, 산하연맹 배구 유관기관으로부터 징계처분을 받고 집행 기간이 만료되지 않은 자는 해외 진출 자격이 제한된다.
그러나 이다영-이재영은 ITC를 승인할 수 있는 FIVB(국제배구연맹)에 이의를 제기해, 결국 지난달 29일 ITC를 발급받았다. 두 선수는 FIVFB의 직권 승인으로 인해 그리스에서 뛸 수 있게 됐다. FIVB는 이들을 둘러싼 학폭 의혹 논란이 '사회적 물의'로 보기 어렵다고 해석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