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루키 송가은(21)이 ‘에비앙 챔피언’ 이민지(25·호주)를 누르고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송가은은 3일 경기 포천 아도니스CC(파71)에서 막을 내린 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총상금 15억 원) 4라운드까지 최종 합계 15언더파 269타로 이민지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승리해 정상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12언더파로 이민지에게 1타 뒤진 공동 2위였던 송가은은 이날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하나를 묶어 3타를 줄여 연장전으로 끌고 간 뒤 3차 연장전에서 버디로 이민지를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2억 7,000만 원이다.
이번 시즌 신인인 송가은은 지난해 조건부 출전권으로 정규 투어 대회에 8차례 출전한 적이 있고, 올해는 23개 대회에 나선 끝에 첫 우승을 달성했다.
8월 한화 클래식 등 세 차례 5위에 오른 게 이전까지 가장 좋은 성적이었는데, KLPGA 단독 주최 대회로는 상금이 가장 큰 이번 대회에서 우승까지 내달렸다. 송가은이 꺾은 이민지는 올해 메이저 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을 포함,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6승을 보유한 세계 랭킹 7위의 강자다. 송가은의 세계 랭킹은 161위다.
올해 KLPGA 투어 신인 중 첫 우승의 주인공이 된 송가은은 신인상 포인트 1,761점을 쌓아 홍정민(19·1,595점)을 제치고 1위에 오르며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치고 나갔다. 상금은 8위(4억 7,590만 원), 대상 포인트는 9위(250점)로 올라섰다.
송가은은 "오늘 시작 전부터 긴장되고 떨렸는데, 우승이라는 결과로 끝내게 돼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루키 시즌에 첫 승을 이뤄내 더욱 기쁘다"며 "신인상을 목표로 올해 남은 경기도 잘 마무리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4라운드 중반까지는 선두로 출발한 이민지가 우승에 가장 가까웠다. 이민지는 10번 홀(파4)에서 4m 버디 퍼트를 넣어 2위와 2타 차를 만들더니 이어진 11번 홀(파4)에선 그린 살짝 밖에서 홀을 12m가량 남기고 퍼터로 굴린 공이 들어가면서 3타 차로 도망갔다.
하지만 송가은은 13번 홀(파4) 버디에 힘입어 먼저 경기를 마친 김지영(25)과 두 타 차로 견제를 이어갔고, 15번 홀(파4)에서 이민지의 첫 보기가 나오며 1타 차 접전 양상이 됐다.
1타 차가 여전하던 마지막 18번 홀(파5)에서 송가은은 91m를 남기고 친 세 번째 샷을 홀 1.8m 정도에 붙인 뒤 버디로 이민지와 균형을 맞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18번 홀에서 이어진 1, 2차 연장전에서 두 선수가 모두 파를 지켜내자 3차 연장전은 핀을 옮겨 진행됐는데, 여기서 송가은이 세 번째 샷을 홀에 바짝 붙이며 기회를 잡았다. 이민지의 약 2.5m 버디 퍼트가 왼쪽으로 빗나간 뒤 송가은은 침착하게 버디 퍼트를 떨어뜨리며 긴 승부를 마무리 지었다.
김지영과 김수지(25)가 최종 합계 14언더파 270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장수연(27), 유해란(20)이 공동 5위(13언더파 271타)에 자리했다. 임희정(21)은 공동 8위(12언더파 272타), 장하나(29)는 14위(10언더파 274타)로 대회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