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 남자친구의 차량을 부순 것도 모자라 남자친구가 일하는 공장에 차를 몰고 들어가 차량과 공장을 훼손한 여자친구가 결국 철창 신세를 지게 됐다.
춘천지법 형사1부(김청미 부장판사)는 특수상해와 특수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기소된 A(34)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A씨는 남자친구 B씨와 헤어진 뒤인 지난 2019년 8월 17일 오전 2시 30분께 B씨가 자신을 만나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술에 취한 채 B씨가 근무하는 공장을 찾았다. 이후 주차돼 있던 B씨의 차량을 자신의 차량으로 여러 차례 들이받아 1,000만원 상당의 피해를 냈다. 곧이어 공장 외벽을 뚫고 들어가 1,000만원에 달하는 피해를 내고 그 안에 있던 직원의 무릎까지 들이받아 2주 가량의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다. A씨는 ‘친구가 집에 와있으니 늦게 귀가하라’는 말을 어기고 B씨가 일찍 귀가했다는 이유로 유리병과 사기그릇 등으로 B씨의 머리와 얼굴을 여러 차례 때리기도 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와 합의한 B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사건이 일어난 뒤 2년이 지나 주변을 돌아보며 피해를 보상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음에도 피해자들을 위해서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심에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던 B씨가 ‘당시 탄원서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작성했다’며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를 밝힌 점도 양형에 반영했다. 재판부는 “교도소에서 참회의 시간을 가지도록 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실형을 선고하고 A씨를 그 자리에서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