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대만을 겨냥한 중국의 도발적 군사활동이 역내 평화와 안정을 해치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전투기와 조기경보기 등 군용기가 사흘 연속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하면서 양안 간 긴장이 크게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는 3일(현지 시간) “중국이 대만에 대한 군사적, 외교적, 경제적 압력과 강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무부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으며 대만이 충분한 자위능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며 “대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은 확고하며 대만관계법과 6개 보장항목을 지킬 것”이라고 못박았다.
자유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지난 3일 젠-16 전투기 8대와 수호이-30 전투기 4대, 쿵징-500 조기경보기 2대, 윈(Y)-8 대잠 초계기 2개 등 중국 군용기 16대가 서남부 ADIZ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특히 전날에는 군용기 39대가 대만 ADIZ에 진입해 대만 전투기가 긴급 대응 출격에 나섰다. 이는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9월부터 중국군의 방공식별구역 진입을 포함해 대만 주변 활동 동향을 공개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최근 사흘 동안 대만 ADIZ에 나타난 중국 군용기만 93대에 달한다.
문제는 앞으로 대만을 둘러싼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대만 국방부 싱크탱크인 국방안전연구원의 수샤오황 연구원은 “최근 중국 군용기의 대만 ADIZ 진입이 정치적 의미 외에 군사훈련의 의미가 있다”며 “지난달 중국국제항공우주박람회에서 선보인 신형 전자전기 젠-16D가 대만 방공시스템 테스트를 위해 앞으로 ADIZ에 진입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별도로 미 무역대표부(USTR)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때 맺은 1차 무역합의와 관련해 본격적으로 중국에 압박을 가하면서 또다른 분쟁을 예고하고 있다. 당초 양국은 1차 합의 후속으로 2단계 협상을 예고했지만 미중 관계 악화에 협상이 열리지 못했다. 1차 합의는 올해가 지나면 사실상 만료되는데 이마저도 이행률이 8월 기준 62% 수준이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도 지난달 말 “중국 항공사들이 수십조 원 규모의 항공기를 사길 원하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가로막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