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가 급락하면서 외국인들의 ‘팔자’ 공세가 거셌지만 일부 우선주에서만큼은 순매수세가 돋보였다.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우선주의 장점이 부각되면서 투자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증시의 지지부진한 흐름에 지친 투자자들이 우선주의 매력에 눈을 돌릴지 주목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투자가들은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서 일부 우선주에 돈을 붓고 있다. 지난 한 달간(8월 30일~9월 28일)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LG화학(051910) 우선주(531억 원)였다. 같은 기간 LG화학 보통주를 1,796억 원어치 팔아치우는 동안 우선주 비중은 오히려 늘렸다. 우선주와 보통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정반대로 나타난 것이다. 이 밖에도 외국인은 SK케미칼(164억 원), 두산(39억 원), 금호석유(38억 원), 등의 우선주를 대상으로 순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투자가들이 최근 우선주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연말 배당 시즌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보통 연초에는 주주총회를 앞두고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지만 연말로 갈수록 우선주의 배당 매력이 커진다. 통상 우선주는 보통주보다 주식 액면가의 1%의 배당을 더 받는다.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 국면이라는 것도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글로벌 백신 접종률 상승과 이동 재개로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되면서 실적과 배당에 대한 기대감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금리와 물가 상승기에 투자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 공식화가 다가온 가운데 장기금리 상승 압력에 대응하는 가장 안전한 투자 전략은 고배당주”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선주를 고를 때 주가만 보지 않고 시가총액을 따지듯이 우선주 역시 괴리율(우선주와 보통주의 가격 차)뿐 아니라 전체 발행 주식 총수를 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기본적으로 거래가 부진하고 이 때문에 주가가 이상 급등락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른바 ‘작전 세력’의 시세 조종 타깃이 되기도 하기 때문에 급등락을 반복하는 우선주에 투자할 때는 조심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