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뚜렷한 상승 돌파구를 찾지 못한 5세대(5G) 장비주가 맥없이 하락하고 있다. 대장주 케이엠더블유(032500)는 주가가 3만 원 선까지 추락하며 연초 대비 반 토막 난 상태다. 코로나19로 전방 통신 산업의 5G 투자가 예상보다 더딘 속도로 진행되면서 신규 수주 부재가 장기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영향이 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일 케이엠더블유는 전 거래일보다 3.11% 내린 3만 8,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가는 최근 4거래일 연속 약세를 기록하며 7% 넘게 빠졌다. 케이엠더블유가 4만 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올 들어 처음인데, 지난 1월 8일(종가 8만 2,100원)과 비교하면 52.62% 하락한 수준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5G 인프라 투자 지연에 올 3분기 실적 부진이 전망되자 주가가 기를 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케이엠더블유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최근 3개월 내 증권사 추정치의 평균 산술치)는 626억 원, 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97%, 88.3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케이엠더블유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이 46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가까이 감소하고, 83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케이엠더블유가 올 3분기까지 영업적자를 이어갈 가능성 역시 제기된다. 국내외 프로젝트 수주 잔액이 줄어든 가운데 신규 공급 계약이 부재한 탓이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지난해 하반기 노키아향 시스템 계약이 마무리되면서 매출액이 줄어든 후 추가적 다중입출력장비(MMR) 공급 계약이 없는 상황”이라며 “해외는 코로나19로 통신사들이 5G 장비 투자에 소극적인 상황이라 계약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케이엠더블유가 3분기 매출 434억 원, 영업적자 52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5G 투자를 위한 필요조건은 갖춰진 상태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미국 버라이즌향 5G 기지국 납품이 꾸준한 증가세이며, 인도 리라이언스 지오 프로젝트 역시 최근 1년 만에 공급 계획이 확정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신장비 업체들의 본격적인 신규 수주 모멘텀은 올해가 아닌 내년 즈음 살아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통신장비 수요가 현 수준의 생산 능력을 앞지르는 성장세를 보여야만 통신업체들이 필요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 연구원은 “현재 글로벌 수요가 점진적인 증가 추세여서 부정적인 영업 환경이 지속되고 있다”며 “기대해볼 만한 신규 수주는 내년 2~3분기로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